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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질주에도 ‘발 묶인’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지분 규제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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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실증 사업화 단계로… 법적 근거인 ‘디지털자산기본법’ 2년째 계류중
입법 논의의 가장 큰 쟁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실물 산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쿠팡, 포스코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결제·정산·무역금융 인프라에 스테이블코인을 접목하며 실증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입법 논의는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으로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26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8억 대가 넘는 글로벌 갤럭시 스마트폰과 61개국 1,900만 이용자를 보유한 ‘삼성월렛’에 스테이블코인 계좌 개설, 국경 간 송금, 오프라인 매장 결제 기능을 순차 도입할 계획이다. 향후 사용자를 대신해 결제를 수행할 AI 에이전트의 핵심 통화로 스테이블코인을 낙점한 포석이다.
글로벌 공급망을 갖춘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멕시코 판매법인 간 달러 기반 테더(USDT)를 활용해 기존 수 시간 걸리던 국제 송금을 7분 만에 끝내는 실증(PoC)을 마쳤으며, 유럽 법인을 대상으로 2차 실증을 진행 중이다. 연간 77조 원대 결제망을 쥔 쿠팡은 우리은행과 손잡고 배달 플랫폼 입점 소상공인의 정산 주기를 기존 4영업일에서 ‘실시간’으로 줄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정산 모델을 시험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역시 무역 매출채권 발행과 결제를 블록체인에 얹는 무역금융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들의 실증이 사업화 단계로 다가서고 있지만, 법적 근거가 될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제정은 2년 가까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이 명확한 규율 체계를 마련해 시장을 선점한 것과 대조적이다.
입법 논의의 가장 큰 쟁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다. 한국은행과 금융당국 일각에서는 통화 정책의 유효성과 금융 안정, 이용자 보호를 위해 은행 등 인가받은 전통 금융기관 중심으로 발행 자격을 제한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반면 산업계와 핀테크 진영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결제 혁신을 위해 자본금과 지급준비금 등 엄격한 요건을 갖춘 민간 IT·빅테크 기업에도 문호를 열어야 한다고 맞선다.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역시 첨예한 갈등 요인이다. 거래소의 독과점 방지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전통 금융사 수준으로 지배주주 지분율을 제한해야 한다는 규제론과, 사유재산권 침해 및 글로벌 합작·투자 유치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밖에도 준비자산의 법정화폐 100% 예치 의무화 범위, 불공정거래 처벌 수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의 역할 분담 등도 합의에 도달해야 할 주요 과제로 꼽힌다. 제도적 공백 속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업무보고를 통해 연내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마련하고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 체계를 제도화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여당 또한 오는 9월 계류된 법안들을 아우르는 당정 통합안을 마련해 정기국회 내 처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글로벌 비즈니스 효율화를 위해 기술 검증을 마쳤음에도 명확한 법적 테두리가 없어 상용화를 망설이고 있다”며 “통화 주권과 금융 안정을 지키는 선에서 발행 주체 요건을 탄력적으로 설계하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진=연합뉴스
(더쎈뉴스 / The CEN News) 추재연 기자 luckychoo06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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