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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덕 의원 “스테이블코인 80조 시대, 수수료 경쟁이 만든 점유율 착시 경계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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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덕 의원 “스테이블코인 80조 시대, 수수료 경쟁이 만든 점유율 착시 경계해야”
국내 원화마켓에서 거래된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올해 누적 거래대금이 80조 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수수료 무료 정책 시행 전후로 거래소별 시장점유율이 급등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반복 매매가 늘면서 거래대금이 실제 이용자 수요보다 크게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 제출자료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원화거래소의 공개 API 일별 거래대금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스테이블코인 누적 거래대금은 약 80조 7,19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의원실은 USDT·USDC·USDE·USDS·USD1·RLUSD·USDG 등 스테이블코인 7종의 원화마켓 거래대금을 기준으로 거래소별 점유율을 산출했다.
수수료 무료에 코빗 점유율 2.6%→22.6%… 종료 후 3.0%
수수료 무료 정책 전후로 시장점유율 변화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곳은 코빗이다. 코빗은 지난 1월 19일부터 4월 13일까지 USDC 거래 수수료를 면제했다. 이벤트 시행 직전 2주간 2.6%였던 코빗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점유율은 무료 기간 평균 22.6%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벤트 종료 후 2주간 점유율은 3.0%로 떨어지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수수료 무료 정책이 시장점유율을 단기간 끌어올렸지만, 이벤트 종료 이후까지 효과가 이어지지는 않은 것이다.
최근 스테이블코인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 업비트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나타났다. 이벤트 시행 전인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26.3%였던 업비트의 시장점유율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3일까지 52.3%로 26.0%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해당 기간 국내 가상자산시장 전체의 거래대금도 감소해 점유율 변화 전부를 업비트의 수수료 정책 효과로만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의원실의 설명이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일반 가상자산의 거래소별 점유율 변화는 최대 ±3.5%포인트에 그쳤다.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일반 가상자산보다 수수료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스테이블코인은 환율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지만, 일반 가상자산보다 변동 폭이 상대적으로 작다”며 “수수료 무료 정책에 거래량 이벤트까지 더해지면 실질적인 수요보다 혜택을 받기 위해 사고파는 반복 매매가 늘어날 수 있으며, 이 경우 거래대금이 실제 이용자 수요보다 크게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 수수료 경쟁 격화… 업계 “출혈 경쟁 우려”
거래소 간 수수료 경쟁은 이달 들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빗썸과 코인원은 각각 이달 18일과 21일부터 오픈 API 거래 수수료를 무료화했다. 업비트도 당초 이달 9일까지였던 스테이블코인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세 차례 연장해 오는 30일까지 진행한다.
코빗은 미래에셋그룹 편입에 맞춰 사명을 디지털엑스로 변경하고 지난 24일부터 원화마켓 전 종목의 거래 수수료를 1년간 면제하기로 했다.
의원실 집계에 따르면 코빗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점유율은 정책 시행 직전 일주일간 평균 1.7%에서 시행 첫날 35.8%까지 상승했다. 다만 35.8%는 24일 절반의 거래시간만 반영한 잠정치로 향후 추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점유율 변화는 수수료 무료 정책만으로도 거래소별 스테이블코인 시장점유율이 단기간에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코빗의 과거 USDC 이벤트처럼 무료 정책이 종료되면 점유율이 다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어 이벤트 효과를 유지하려면 장기간 수수료 수입을 포기해야 한다.
의원실은 코빗이 장기간 수수료 수입을 포기해야 하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단기 이벤트가 아닌 1년간 전 종목 수수료 무료 정책을 선택한 배경에는 미래에셋그룹의 자본력이 뒷받침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자본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 거래소는 장기 수수료 경쟁에 참여하기 어렵고, 거래가 대형 거래소나 금융그룹 계열 거래소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도 장기간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경쟁이 거래소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거래 수수료가 주요 수익원인 상황에서 자본력이 부족한 거래소는 대형 거래소나 금융그룹 계열 거래소와 같은 수준의 무료 정책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는 이용자 혜택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한 업체가 장기간 무료 정책을 시행하면 다른 업체도 경쟁을 위해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가상자산시장이 좋지 않을수록 출혈 경쟁이 거래소에 미치는 타격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소도 수익을 확보해야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며 “무리한 수수료 경쟁에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수수료 경쟁이 거래대금과 실제 수요 간 괴리를 키우고 거래소 건전성에도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시장을 동일한 기준으로 살펴볼 수 있는 공시·감독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 의원은 “국내 원화마켓의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7개월 만에 약 80조 원에 이르렀지만 거래량이 일부 거래소에 집중되고 수수료 정책에 따라 크게 출렁이는 모습도 확인됐다”며 “거래소들이 수수료 무료 이벤트로 점유율 경쟁을 벌이면서 이용자 수요를 판단하는 데 착시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디지털자산거래소의 건전한 경쟁은 이용자에게 긍정적이지만, 과도한 경쟁은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의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은 거래소들이 자율적인 규율을 마련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