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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역외 원화코인의 침투…‘올영’ 상품권 사고 게임 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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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역외 원화코인의 침투…‘올영’ 상품권 사고 게임 결제

[균열 생기는 자금세탁 방지체계]

해외 블록체인기업 ‘KRWQ’ 발행

7.8억 규모…누적거래액은 287억

고객 확인 없이 상품권 구입 가능

현금화 손쉬운 우회통로 만들어져

김정우 기자

국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지연되는 사이 원화 가치에 연동하도록 해외에서 발행된 ‘역외 원화 코인’이 국내시장으로 침투하고 있다. 특히 탈중앙화거래소(DEX)를 통해 별도의 고객확인(KYC) 없이 원화 코인을 통해 상품권을 살 수 있어 자금세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해외 블록체인 기업 아이큐(IQ)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KRWQ’로 국내 업체의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는 ‘KRWQ 기프트(Gifts)’를 출시했다.

지난해 10월 처음 발행된 KRWQ는 1KRWQ의 가치를 1원에 맞추도록 설계됐다. 기본 개념만 놓고 보면 사실상의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다. KRWQ 측은 한국어 홈페이지에 자사 코인을 ‘최초의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해외 이용자가 KRWQ로 결제하면 올리브영과 다이소·파리바게뜨 등 국내 90여 개 브랜드의 모바일 상품권이 국내외 수령인의 e메일로 전송된다. KRWQ를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으로 바꿔주는 구조다.

코인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준비자산으로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유에스디코인(USDC)과 프렉스유에스디(frxUSD)뿐 아니라 한국 국채도 간접적으로 편입했다. 신한투자증권이 보유한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토큰화 상품을 준비자산으로 매입하는 방식이다. 이날 기준 KRWQ 발행액은 약 7억 8000만 원이며 누적 거래액은 약 287억 원에 달한다.

KRWQ의 활용처는 상품권 구매 외에도 다양한 영역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토큰화 주식 거래다. 글로벌 투자 플랫폼 그로는 KRWQ를 입금해 미국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원자재 등 토큰화 자산과 가상화폐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앱에서 입금 통화로 원화를 선택하면 KRWQ를 충전할 수 있는 지갑 주소와 QR코드가 표시된다. KRWQ 보유자는 별도의 달러 환전이나 해외 송금 없이 해외 자산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셈이다.

이를 통해 오픈AI와 앤트로픽·뉴럴링크 등 미국 비상장 주식에도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 그로에서는 원화 코인으로 관련 상품을 24시간 소액 거래할 수 있어 투자 문턱이 크게 낮아지는 셈이다.

게임·콘텐츠 결제에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넥써쓰는 앱마켓 원스토어의 결제 시스템인 원페이에 KRWQ를 결제 수단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문제는 KRWQ가 국내 규제 밖에서 유통되면서 자금세탁 방지 체계에 빈틈이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KRWQ는 DEX에서 가상화폐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취득할 수 있다. 공식 홈페이지의 ‘KRWQ 받기’ 버튼을 누르면 탈중앙화거래소인 에어로드롬의 교환 화면으로 연결되며 개인 지갑만 연결하면 USDC 같은 보유 코인을 KRWQ로 바꿀 수 있다. DEX는 업비트와 같은 중앙화 거래소와 달리 이용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자금 출처를 점검하는 운영 주체가 없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조성된 불법 자금을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보유한 사람은 DEX에서 이를 KRWQ로 바꾼 뒤 국내 상품권을 구매해 한국의 수령인에게 보낼 수 있다. 수령인은 상품권을 매장에서 직접 사용하거나 재판매해 현금화할 수 있다. 가상화폐가 상품권을 거쳐 국내 소비나 현금으로 손쉽게 전환되는 우회 통로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블록체인 업체의 한 대표는 “상품권은 원래 자금세탁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커 구매 한도를 두고 거래 내역을 남기는 등 각종 관리 장치를 적용하는데 KYC 절차 없이 취득한 KRWQ로 상품권을 구매할 경우 통제에 구멍이 뚫린다”며 “역외 원화 코인의 규모와 활용처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 만큼 제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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