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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코인 결제하면 가게엔 엔화로 지급…“토큰화는 곧 글로벌화” [리빌딩 파이낸스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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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코인 결제하면 가게엔 엔화로 지급…“토큰화는 곧 글로벌화” [리빌딩 파이낸스 2026]

[넥스트 헤게모니, 온체인 금융]

<2>토큰이코노미 내세운 日

SBI, 코인발행·거래·결제 도맡아

日 최초 신탁형 엔화코인 JPYSC

2차 시장·해외 유통 인프라 확대

3대 메가뱅크와 공동활용 준비도

韓, 사용처 등 논의 구체화 필요

신중섭 기자

한국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와 규율 체계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는 동안 일본은 엔화 코인을 송금과 증권 거래에 적용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일본 제도권 금융사 가운데 웹3·디지털자산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으로 꼽히는 SBI는 은행·신탁·증권·자산운용·거래소를 묶어 코인 발행부터 자산 거래와 결제까지 아우르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기타오 요시타카 SBI홀딩스 회장은 18일 “토큰 경제가 도입되면 거래 속도는 빨라지고 안정성은 높아지며 각종 비용은 줄어든다”며 “고객은 결국 더 편리한 세계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BI 전략의 특징은 그룹 안에 코인 발행과 준비자산 관리부터 상품, 거래 시장까지 필요한 기능을 갖췄다는 점이다. SBI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와 블록체인·웹3가 결합해 금융과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새로운 디지털 경제권을 ‘디지털 스페이스’로 정의한다. SBI신세이신탁은행이 엔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준비자산 관리를, SBI VC트레이드가 유통을 맡는다. SBI증권·SBI글로벌자산운용은 투자 상품을 만들고 오사카디지털익스체인지(ODX)는 거래 시장을 담당한다. SBI는 이 기능들을 ‘디지털 스페이스 생태계’로 묶고 지주사에 디지털스페이스실도 두고 있다.

SBI가 온체인 금융의 엔화 결제 수단으로 내놓은 상품이 6월 출시한 스테이블코인 JPYSC다. 일본의 첫 신탁형 엔화 스테이블코인인 JPYSC는 스타테일그룹이 기술을 개발하고 SBI신세이신탁은행이 발행과 준비자산 관리를, SBI VC트레이드가 유통을 맡는다. 기업 간 대규모 결제와 국경 간 송금까지 가능하다.

달러 코인과의 연결 또한 시작됐다. SBI VC트레이드는 미국 서클이 발행한 USDC와 리플 계열사가 발행한 RLUSD를 취급한다. 5월에는 일본 가전 양판점 빅카메라와 장어덮밥 체인 우나토토에서 고객이 개인 지갑의 USDC로 결제하면 SBI VC트레이드가 이를 엔화로 바꿔 가맹점에 지급하는 실증도 진행했다. 기타오 회장은 “토큰화는 곧 글로벌화”라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에서 거래할 투자자산을 마련하는 작업 역시 진행 중이다. SBI는 7월 일본 고배당주 펀드에 투자하는 권리를 솔라나 기반 ‘JX 토큰’으로 만들어 해외 적격 투자자가 싱가포르 디지프트에서 USDC로 살 수 있게 했다. 일본의 토큰증권 발행·관리 플랫폼 기업 부스트리에 따르면 공모 증권형 토큰(ST) 발행액은 2025년 4월부터 올 3월까지 1650억 엔, 누적 3333억 엔으로 전년 누적치의 약 2배가 됐다.

상품 발행에 그치지 않고 이를 사고팔 2차 시장도 구축하고 있다. ODX는 사설거래시스템(PTS)과 일본 최초의 ST 전용 시장 ‘START’를 운영하고 있다. 기타오 회장은 “우리가 설립한 거래소를 공식 거래소로 인정받으려 한다”며 “인가가 나면 주식과 채권을 토큰화해 거래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START에서는 올 3월 말 기준 8개 종목, 시가총액 336억 엔 규모의 ST가 거래됐다.

사업에 따라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채택하는 것도 SBI 전략의 특징이다. 송금·결제에는 XRP레저, 기관 간 거래에는 캔턴 네트워크, 해외 투자자 대상 상품에는 솔라나를 활용한다. SBI는 송금·결제망인 XRP레저를 개발한 리플 지분도 약 9% 보유하고 있다. 해외 유통망 또한 넓히고 있다. SBI는 7월 싱가포르통화청(MAS) 인가 거래소 코인하코의 과반 지분을 인수했다. 한국에서는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DSRV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온체인 금융을 향한 움직임은 SBI를 넘어 일본 금융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일본 3대 메가뱅크인 미쓰비시UFJ, 미즈호,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은 2027년 3월 말까지 공동 신탁형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실거래를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즈호, 노무라, 일본증권클리어링기구(JSCC)는 4월부터 9월까지 기관용 블록체인 캔턴 네트워크에서 일본 국채 담보를 24시간, 국경 간 이전할 수 있는지 검증하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인프라 구축도 진행 중이다. 미쓰비시UFJ신탁은행에서 분사한 디지털 증권 발행·관리 기업 프로그맷에는 미즈호·SMBC·SBI·JPX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프로그맷이 운영하는 디지털자산공동창출컨소시엄에는 금융회사와 정보기술·부동산 기업 344곳이 참여한다.

지난해 10월 일본 최초의 엔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발행된 JPYC는 개인이 퍼블릭체인 지갑에 보유해 송금과 QR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 엔화 스테이블코인의 쓰임이 기업 간 대규모 거래와 개인의 일상 결제로 함께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토큰화 자산과 거래·결제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며 운영 경험을 쌓고 있다”며 “한국도 발행 주체 논의를 넘어 어디에 쓰고 어떤 거래를 만들 것인지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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