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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 80초·정산은 실시간…금융망 바꾸는 ‘블록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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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이 가상자산 투자 수단을 넘어 결제와 송금, 정산을 떠받치는 금융 인프라로 확장하고 있다. 기존 자산을 디지털 토큰으로 발행하는 데 머물지 않고 금융 거래 전 과정을 블록체인 위로 옮기는 ‘온체인 금융’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쿠팡은 최근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상품 주문부터 결제, 가맹점 정산, 원화 환전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개념검증(PoC)을 마쳤다.

우리은행은 전자지갑과 은행 계좌를 연결하는 온·오프램프를 맡았다. 결제 과정에는 블록체인 기술기업 템포의 결제 특화 레이어1 블록체인이 활용됐다.

이번 실증의 핵심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히 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상거래의 결제와 정산에 활용했다는 점이다. 소비자의 상품 구매부터 판매자의 대금 정산까지 하나의 디지털 금융망에서 처리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이 투자 자산을 넘어 지급결제 인프라로 활용될 가능성을 확인했다.

◆국제송금도 1분 20초 만에 완료

국가 간 송금에서도 토큰화 기술의 효율성은 확인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 아고라’ 실험에서는 국내 은행이 발행한 토큰화 예금을 활용해 약 2000만원을 해외로 이전하고 최종 결제하는 데 약 1분20초가 걸렸다.

기존 국제송금은 여러 중개 금융기관과 환전·결제 절차를 순차적으로 거쳐야 하지만 프로젝트 아고라는 토큰화 예금과 중앙은행 화폐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교환해 중개 단계를 줄이는 구조다.

이 사업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영국·일본 등 8개 중앙은행과 40여개 글로벌 금융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단순히 송금 속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 간 결제망의 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실험이다.

글로벌 금융회사들도 디지털자산 사업의 무게중심을 금융 인프라로 옮기고 있다.

BNY멜론은 토큰화 펀드의 투자자 등록과 매입·환매, 소유권 이전을 관리하는 디지털 명의개서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을 병행 운영하는 방식이다.

일본 SBI홀딩스도 토큰화와 온체인 금융을 전담하는 자회사로 조직을 재편했다. 글로벌 금융사들의 경쟁이 가상자산 상품 출시를 넘어 금융 거래의 기록과 관리, 결제·정산 체계를 블록체인으로 전환하는 단계에 접어든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디지털자산 시장의 경쟁축이 개별 토큰 발행에서 결제와 송금, 정산을 아우르는 인프라 구축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록체인이 투자상품을 넘어 금융시장 운영체계로 편입되고 있다는 의미다.

홍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경쟁력은 거래부터 결제까지 시장 전 과정을 통합할 수 있는 인프라 사업자에게 더 크게 부각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