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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기본법’ 추진에 2금융권 스테이블코인 속도…’은행 51%룰’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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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기본법’ 추진에 2금융권 스테이블코인 속도…’은행 51%룰’ 관건
카드업계, 협회 공동검증 후 개별전
저축은행·보험업권은 아직 초기 단계
발행 제한되면 여전법 개정 불가피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정부가 하반기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을 추진할 예정인 가운데 카드사·저축은행·보험사 등 2금융권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14일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블록체인 이코노미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자산업 세분화, 영업행위 규제 및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위한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추진이 포함됐다. 정부는 하반기 중 입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금융권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송금·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제도 도입에 곧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 컨소시엄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 2금융권의 업무 범위 확대 여부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결제·해외법인 송금까지 실증
현대카드는 최근 현대자동차와 함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법인 간 송금 타당성 검증(PoC)을 완료했다. 현대자동차미국법인(HMA)이 2만 달러를 스테이블코인(USDT)으로 전환해 현대자동차멕시코법인(HMM)에 송금한 뒤 달러로 재전환하는 방식으로, 검증까지 평균 7분이 걸렸다. 전통적인 은행 간 송금이 34시간 이상 소요되는 것과 비교하면 대폭 단축된 셈이다. 1차 실증에는 테더(Tether), 아발란체(Avalanche), 액심(Axiym)이 참여했으며, 이달 말부터는 유럽 현지법인을 대상으로 한 2차 실증이 진행된다. 2차 실증에는 써클(Circle)과 비자(VISA)가 파트너로 합류한다.
현대카드 측은 이번 실증이 단순 기술 검증을 넘어 회계·세무·법무·내부통제 등 규제 전반을 점검하고 실제 송금 프로세스까지 설계했다는 점에서, 실제 도입이 가능한 수준까지 준비가 마무리됐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카드업계는 여신금융협회 주도로 지난해 7월 출범한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술을 공동 검증해왔다. 초기 8개 전업 카드사에서 NH농협카드가 합류해 9개사로 확대됐던 이 공동검증은 이달 말 종료된다. 여신금융협회는 PoC 종료 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추가 TF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공동검증 종료 이후에는 카드사별로 전략이 갈린다. 신한카드는 개인 간 결제, 디지털자산 결제망, 스테이블코인 기반 카드 상품, 해외 송금·정산 등을 아우르는 6대 과제의 개념검증을 진행했고, KB국민카드는 아발란체·오픈에셋과 협력해 기존 카드 결제망과 디지털자산 결제 구조를 연결하는 모델을 추진 중이다. BC카드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 고객 전자지갑에서 차감할 코인 수량을 확정하는 기술로 특허를 출원했다. 업계에서는 기존 카드망의 승인·정산 역량에 블록체인을 접목해, 제도가 열리는 시점에 곧바로 서비스를 낼 수 있는 준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현실적 목표로 보고 있다.
■ 저축은행·보험은 ‘아직’
은행권과 빅테크가 실증 테스트 참여와 사업 제휴로 시장 진입 실무 단계에 속도를 내는 것과 달리, 저축은행은 규제 불확실성과 투자 부담을 이유로 관망 기조를 유지해왔다는 진단이 나온다. 실제로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신한·NH농협은행, 케이뱅크와 함께 한일 스테이블 송금 ‘프로젝트 팍스(Project Pax)’ 2단계 테스트에 합류하는 등 은행권의 실증은 상당히 진척된 반면, 저축은행권에서는 이렇다 할 개별 실증 사례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보험업권도 사정은 비슷하다. 보험연구원은 지난달 25일 발간한 ‘스테이블코인과 보험산업 과제’ 보고서에서, 은행업권이 실거래 수준의 발행·정산 인프라를 검증하고 카드업권이 가맹점 결제망 연계를 검증하는 데 비해 보험업권의 검증 단계는 상대적으로 초기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교보생명이 토큰화 국채 정산과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사전 검증을 병행하고 있는 정도가 국내 사례로 꼽혔다.
보고서는 보험업법이 보험료·보험금 결제 통화를 원화로 명시적으로 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은행법상 원화 법정통화 원칙과 외국환거래법상 가상자산의 법적 지위 문제로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수단으로 활용할 법적 근거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지급여력제도(K-ICS)에도 가상자산에 대한 별도의 위험 측정 방식이 마련돼 있지 않고, 스마트 컨트랙트에 따른 보험금 자동 지급이 현행법상 적법한 지급 절차로 인정될 수 있는지도 불분명한 상태다. 보험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지수형 보험과 토큰화 자산 정산 분야를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결제수단 다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여신전문금융회사로 분류되는 캐피탈사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보고 업무 범위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9월 한국신용카드학회 주관 ‘캐피탈 미래비전 포럼’에서는 캐피탈사에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 모두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차량 담보 스테이블코인 대출, 리스·렌트 납입금 스테이블코인 결제, 포인트 리워드 대체, 리스채권 기반 토큰화 자산 발행 등이 적용 가능 사례로 제시됐다. 다만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업무 범위 제한으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대출 등은 법적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 남은 변수 ‘여전법 개정’
재정경제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을 하반기 추진 과제로 명시했다. 디지털자산업을 세분화해 업종별 영업행위 규제를 마련하고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기본법에 담는 한편, 국경 간 스테이블코인 거래에 관한 제도화 방안도 함께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상반기 추진 과제였던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는 입법 절차상 시간 소요로 일정이 조정돼 하반기로 넘어왔다.
쟁점은 발행 주체 요건이다. 금융위원회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지분 50%+1주 이상 컨소시엄으로 제한하는 방안과,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해왔으나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은행 51%룰’이 확정될 경우 카드사·캐피탈사·저축은행은 발행 주체가 아닌 결제망·유통 파트너 역할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카드업계 업무 범위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포지티브 규제 방식으로 명시돼 있어, 디지털자산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여전법이 함께 개정되지 않으면 카드사가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업무계획에서 카드사 업무 범위를 확대해 디지털자산 관련 신사업 수행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며, 스테이블코인 법안이 마련되면 필요에 따라 여전법과 하위 규정까지 개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보험사와 저축은행 역시 보험업법, 상호저축은행법 등 개별 업권법상 업무 범위 규정이 스테이블코인 사업 참여의 실질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발행주체가 은행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제도화가 되면 빠르게 결제·유통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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