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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e-금융] AI 해킹 시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기회&위험…”착한 AI vs 나쁜 AI 전쟁 준비중” < 금융·증권 < 경제 < 기사본문 - 이코노미톡뉴스
Preserved body
엔트로픽 ‘클로드’ 모의 해킹 사건 이후 금융권, AI 기반 보안 위협에 비상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가속…보험·결제·무역·투자 전 분야 서비스 혁신
글로벌 범용성·준비금 투명성·CBDC 충돌·해킹 리스크 등 구조적 위험도 공존
[윤정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얼마전 미국의 엔트로픽 社의 미토스 AI(모델명: 클로드 Claude)의 모의 해킹 테스트 결과에 미국 금융계와 정계가 발칵 뒤집어진 이슈가 있었다. AI 모델의 위험성을 평가하기 위해 보안 전문가들이 통제된 환경속에서 이루어진 해킹 테스트였지만, 인간이 상상해 온 위험성 평가의 한계를 뛰어넘는 ‘스스로 움직이는’ 공격적인 AI 자체가 가지는 위험성에 대한 각성이 일어난 것이다.
미래의 똑똑한 AI가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처럼 스스로 각성해 예를 들어, 원화 스테이블코인 망을 붕괴시킬 가능성은 당장 없지만, 악의적인 해커가 AI를 강력한 ‘해킹 보조 도구’로 활용하여 보안의 빈틈(코드 오류, 관리자의 실수)을 뚫고 코인을 탈취할 위험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결국 다가올 스테이블코인 시대의 금융 보안은 ‘해커의 AI’와 ‘금융사의 방어용 AI’ 간의 치열한 속도전이 전개될 것이다.
블록체인+가상자산=‘원화 스테이블 코인’
최근 국내 금융권에서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기술을 실제 금융 서비스에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다. 특히 현재 이재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과 가상자산 산업의 제도권 편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기존에는 한국은행 주도의 디지털 화폐(CBDC)에 집중하던 민간 금융사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형국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KRW Stablecoin)은 ‘1코인 = 1원’으로 가치가 고정(Stable, 스테이블)되도록 설계된 디지털 화폐다. 비트코인처럼 가격이 널뛰기하는 가상자산과 달리, 가치가 변하지 않아 일상적인 결제나 송금에 안심하고 쓸 수 있다.
쉽게 비유하면, 우리가 흔히 쓰는 ‘네이버페이 포인트’나 ‘카카오페이 머니’가 블록체인 기술을 입고 이제는 전 세계 어디서나 24시간 작동하는 형태라고 이해하면 쉽다.
금융 생활 속에서는 초저비용으로 실시간 해외송금이 간편해진다. 기존 은행망(SWIFT)을 거치지 않으므로, 수일이 걸리던 해외송금이 카카오톡 메시지 보내듯 단 몇 초 만에 거래가 성사되고, 수수료도 획기적으로 낮아진다. 또한 해외여행시 현지 식당의 QR코드를 찍고 바로 결제해도 환전 없이 내 스마트폰의 원화 스테이블 코인 지갑을 열어 오프라인 결제도 가능하다.
만약, 스테이블 코인 송금 조건에 “비행기가 2시간 연착되면 즉시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조건을 입력하면, 별도의 보험금 청구 서류 없이 조건 달성 즉시 내 지갑으로 코인이 들어올 수 있다. 조건부 자동 결제(스마트 컨트랙트)이다.
노터치 자동보험 지급·글로벌 간편 결제·RWA 투자·B2B결제
머지않은 미래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된다면, 일반 소비자와 기업이 체감할 서비스는 여러가지가 있다.
‘노 터치(No-Touch)’ 자동 보험 지급 서비스는 교보생명이 검증한 모델로, 실손 보험이나 여행자 보험 등에서 병원 진료 기록이나 항공사 연착 데이터가 블록체인망을 통해 확인되면, 고객이 앱을 켜서 청구할 필요도 없이 자동으로 스테이블코인 보험금이 지갑에 꽂히는 서비스다.
‘초연결 글로벌 간편결제’ 서비스는 별도의 환전 지갑(트래블로그, 트래블월렛 등)에 충전할 필요 없이, 내가 가진 원화 스테이블코인만으로 전 세계 어디서나 현지 통화로 자동 환산되어 즉시 결제가 가능해진다. 반대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도 별도의 앱 설치 없이 본국의 코인으로 간편하게 국내 식당에서 결제할 수 있다.
빌딩, 미술품, 한우 등 고가의 실물 자산을 쪼개서 사는 조각 투자 시, 기존 은행망을 거치는 복잡한 이체 없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토큰(STO)을 즉시 사고팔며 24시간 실시간 정산이 가능해진다. 토큰화된 RWA(실물자산)을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뉴욕의 빌딩의 지분을 살 수 있는 것.
기업들은 수출입 대금을 결제할 때 며칠씩 걸리는 신용장 개설이나 은행 송금을 기다릴 필요 없이, 물건이 항구에 도착해 센서가 이를 인식하면 즉시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수백억 원의 대금이 자동 정산되는 시스템 도입이 가능해진다. B2B(기업 간) 스마트 무역 결제 시스템이 순식간에 정산 프로세스를 진행시킨다.
보험·결제·무역·투자 전 분야 ‘초연결 금융’ 열린다
이러한 B2B, B2C 서비스를 위해 최근 국내 금융권의 행보는 기술 테스트를 넘어 실제 상용화와 생태계 선점을 위한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BC카드는 지난해 12월, 외국인 관광객이 본국의 스테이블코인으로 국내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는 실증 사업을 완료했다. 현재는 글로벌 디지털자산 기업 코인베이스(Coinbase)와 협력해, 해외 스테이블코인(USDC)을 BC카드의 QR 결제망에 연동하는 등 국내 법·제도에 맞는 원화 정산 프로세스를 구축 중이다.
한국은행 및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9개 주요 시중은행들도 지난해부터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은행 예금 계좌를 블록체인상의 ‘예금 토큰(은행 발행 스테이블코인의 일종)‘으로 전환해 실생활에서 QR코드로 결제하는 시스템을 연동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최근 5월, 블록체인 기업 EQBR과 협력해 업계 최초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반 보험료 수납 및 보험금 지급 서비스 기술검증(PoC)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보험 영역에서 실물 화폐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가장 먼저 증명했다.
하나금융은 이제 단순 기술 검증을 넘어, 카카오가 보유하던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분(6.55%, 약 1조 원 규모)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외환에 강한 하나은행의 네트워크와 두나무의 블록체인 인프라를 결합해 국경 없는 무역 결제와 해외 송금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장악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하나금융의 대규모 투자와 교보생명 등의 발 빠른 움직임에 자극받아 KB금융·신한금융·우리금융 등도 올해 상반기 중으로 국내 원화 스테이블 코인 시스템을 기술적 검증하고 있다. 최근 거래소나 블록체인 플랫폼 업체와의 동맹을 맺고 결제·송금 기술 검증과 가상자산 사업자 지분 투자 기회를 잇달아 타진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범용성 부족·지급준비금 투명성·CBDC와의 충돌
그렇다면 현재 원화 스테이블 코인 기술이 제시하고 있는 미래 서비스들이 안정적인 금융시스템으로 인정받기에 100% 완벽한 시스템일까.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의 혁신적인 도구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완벽한 시스템은 아니다. 블록체인 위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는 발생하지 않던 새로운 형태의 기술적, 구조적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99% 이상은 달러 기반(USDT, USDC 등)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국내 결제나 특정 국가와의 송금에는 유용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수요가 적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현실이다. (자본시장연구원(KCMI) 연구보고서 발췌)
‘1코인=1원’을 유지하려면 발행사가 발행한 코인 양만큼 실제 은행에 원화를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실시간으로 100% 투명하게 감사하기는 기술적으로 매우 까다로우며, 만약 발행사가 고객 돈을 횡령하거나 부실하게 운용하면 코인이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도 발생될 수 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 출처)
만약 한국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CBDC)가 본격화될 경우, 민간 금융사가 발행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역할이 겹치게 된다. 이는 규제 당국과의 마찰이나 사업 축소로 이어질 수 있는 불안 요소로 지적된다. 한국은행은 보도자료를 통해 “민간 빅테크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무분별하게 발행하면 통화정책의 효과가 반감되고, 위기 시 중앙은행의 최종 대부자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는 일반 민간기업이 사실상 화폐를 찍어내는 것과 같아 금산분리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높다는 점을 강도 높게 지적한 것이다.
뱅크런(테라·루나)·USR 탈취·마스터 키 탈취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기술적 취약점이나 관리 부실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적지 않다.
스테이블코인의 생명인 ‘1코인 = 1달러’ 공식이 깨지면 시장의 신뢰가 무너져 사람들이 앞다투어 코인을 팔아치우는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발생하는 구조적 결함이 확인된 바 있다. 2022년 발생한 테라·루나 사태가 대표적으로, 실제 달러를 보관하는 대신 알고리즘으로 가격을 유지하던 UST는 시장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디페깅(De-pegging: 가치 연동 붕괴)되어 며칠 만에 약 60조 원의 가치가 증발한 사건이다.
2023년 3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했을 때, 가장 안전한 코인으로 꼽히던 USDC마저 준비금 33억 달러가 은행에 묶였다는 소식에 0.87달러까지 가치가 하락한 바 있다. 외부 금융 충격에 미약했다는 증거로 이슈화되었다.
블록체인 코드가 자동 실행되도록 짜인 스마트 컨트랙트의 프로토콜 취약점을 노린 해킹 사건도있다. 오일러 파이낸스, 커브 파이낸스 등에서 해커들이 코드의 논리적 오류나 플래시론(무담보 초단기 대출)을 악용해 수천억 원 규모의 스테이블코인을 탈취한 사건이다. 최근 이더리움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USR(리졸브 랩스) 역시 해킹 공격을 받아 단 17분 만에 약 2,500만 달러가 탈취되며 가치가 2.5센트로 폭락했다.
또한 시스템 자체의 해킹이 아니라, 코인을 발행하고 관리하는 ‘마스터 키’를 도둑맞아 발생하는 사고가 있었다. 최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스테이블R(StablR)의 유로화(EURR), 달러화(USDR) 스테이블코인은 관리자의 개인 키가 탈취당하는 어처구니없는 보안 사고를 겪었다. 해커가 관리자 권한으로 수백만 개의 코인을 마음대로 추가 발행해 시장에 던지면서 1.15달러에 유지되어야 할 EURR이 단숨에 0.88달러로 급락했다.
“나쁜 AI를 막기 위해 착한 AI를 쓴다”
이러한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방어하는 쪽에서도 지능적인 수단으로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누군가 스테이블코인의 구조를 악용해 비정상적인 대규모 출금을 시도하거나 해킹 징후를 보이면, 방어용 AI가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이를 감지하고 해당 지갑을 강제로 동결시켜 버리는 AI 기반 실시간 이상 탐지 FDS(Fraud Detection System)이 있다.
또한 최근 금융사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 자체 AI 해커를 동원해 자사의 스마트 컨트랙트를 수만 번씩 가상으로 해킹해보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쳐 취약점을 미리 막을 수 있다. 미토스 AI인 클로드를 적용하는 것이 그 예일 것이다.
위의 스테이블R 관리자의 마스터 키 탈취 사건을 막기위해 한 사람의 관리자가 키를 탈취당하더라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여러 명의 서명이 동시에 있어야만 자금이 이동하도록 철저히 분리하는 다중 서명(Multi-Sig)과 분산 보관하는 방법도 있다.
결국 미래 스테이블코인 시대의 금융 보안은 ‘해커의 AI’와 ‘금융사의 방어 AI’가 맞붙는 속도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