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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달러 디지털 채권 발행한 KB국민은행… 스테이블코인 실증까지 속도

Preserved body

HSBC Orion 기반 2년 만기 1억달러 채권 발행

할리스 키오스크 결제·베트남 3분 송금 실증

기존 SWIFT 대비 송금 시간 단축·수수료 절감 가능성 확인

미래전략부문 신설로 AI·데이터·디지털자산 대응 체계 정비

2026년 6월 1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서명식이 열렸다. 이성희 KB국민은행 자본시장사업그룹 부행장과 이상호 HSBC증권 서울지점 대표가 나란히 섰다. 국내 은행권 최초의 블록체인 기반 달러화 디지털 채권 발행을 공식화하는 자리였다. 규모는 2년 만기 1억달러(약 1523억원). 채권 발행 한 달 전, KB금융그룹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할리스 키오스크에서 커피를 결제하고, 3분 안에 베트남으로 송금하는 기술 검증도 이미 마쳐놓는 등, 디지털 금융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 최초 블록체인 채권

KB국민은행은 6월 10일 HSBC가 단독 주간사를 맡은 가운데 2년 만기 1억달러(약 1523억원) 규모의 블록체인 기반 달러화 디지털 채권을 발행했다. 이번 발행은 국내 은행권에서 처음 이뤄진 사례다.

디지털 채권은 블록체인 기술을 발행·등록·거래·결제 등 채권 업무 전 과정에 적용한 금융상품이다. 이번 채권은 디지털 자산 플랫폼인 HSBC Orion을 기반으로 발행됐으며, 홍콩금융관리국(HKMA) 산하 중앙예탁결제기구(CMU)가 운영하는 청산 및 결제 시스템과 연계돼 있다.

KB국민은행은 HKMA가 운영하는 ‘디지털 채권 보조금 제도’를 활용해 일부 발행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 전체로는 미래에셋증권·포스코인터내셔널·한국주택금융공사에 이어 네 번째 사례지만, 은행권으로는 KB국민은행이 처음이다.

기존 채권과 비교했을 때 디지털 채권은 결제 소요 기간이 크게 단축되고 중간 처리 단계가 줄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

KB국민은행은 이번 발행을 KB금융그룹의 ‘전환과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금융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금융 인프라 구축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한 달 앞서… 스테이블코인 PoC 공개

디지털 채권보다 한 달 앞선 5월 17일, KB금융그룹은 더 광범위한 실증 결과를 공개했다.

KB금융그룹이 전자결제 기업 KG이니시스, 글로벌 레이어1 블록체인 플랫폼 카이아(Kaia), 디지털자산 솔루션 기업 오픈에셋과 함께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정산·입금에 이르는 전 단계를 통합한 기술 검증(PoC)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검증의 핵심은 기존 금융 이용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부 정산 구조만 블록체인으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실생활 결제 모델은 커피전문점 할리스의 오프라인 키오스크 결제를 통해 구현됐다. 소비자가 별도의 디지털 지갑 설치 없이 QR을 통해 결제하면 정산 단계에서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가 자동으로 실행되는 구조다.

해외 송금 검증 결과는 더 눈에 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카이아의 온체인 유동성을 통해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한 뒤, 베트남 현지 파트너를 거쳐 실제 은행 계좌까지 수취하는 과정이 구현됐다.

기존 SWIFT 방식 대비 송금 시간이 3분 이내로 단축됐고 수수료도 약 87% 절감됐다.

기존 국제 송금 방식인 SWIFT를 거치면 수 시간에서 수일이 걸리고 수수료 부담도 크다. 3분·87% 절감이라는 수치는 단순한 기술 실험의 결과가 아니다. 디지털자산 관련 법제화가 이뤄지면 즉시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는 준비가 완료됐다는 의미다.

미래전략부문 신설·AI·DT추진본부 통합

이 같은 디지털 금융 행보는 즉흥적인 것이 아니다. 지난해 말 KB금융그룹은 조직 개편을 통해 디지털자산 대응 체계를 정비했다.

그룹 전반의 전략·시너지·ESG를 담당하는 전략담당과 AI·데이터·디지털혁신을 담당하는 AI·DT추진본부를 아우르는 미래전략부문을 신설했다. 미래전략부문은 이창권 부문장이 이끈다.

이창권 부문장은 2024년까지 KB국민카드 대표이사를 역임한 인물로, 카드와 결제 사업에서 쌓은 경험이 스테이블코인 전략 수립에 직접 연결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룹 AI 전환 안착과 디지털자산 시장 주도권 확보가 이 부문장에게 주어진 핵심 과제다.

전략의 방향은 최고 경영진의 언어로도 드러난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고객을 선점하라”고 직접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이번 검증을 통해 가상자산 관련 제도화 이후 실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내에서 디지털자산 기본법 논의가 가속화되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체계 정비가 예고된 상황에서 법제화 시점이 곧 서비스 개시 시점이 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쳐두겠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반 채권 발행과 스테이블코인 기술 검증을 동시에 완료한 KB국민은행이 디지털 금융 법제화 이후 얼마나 빠르게 시장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을지가 이 은행의 다음 행보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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