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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IN브리핑] 6월 미·한 디지털자산 입법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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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디지털자산 제도화가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하반기 입법 시간표에 올라섰다. 미국은 클래리티 법안 본회의 표결과 디지털자산 전용 규정 공개를 앞세워 시장구조 정비에 들어갔고, 한국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재개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규율을 놓고 제도권 편입의 첫 시험대에 섰다.
14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디지털자산 시장은 한국과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의 핵심 입법·규제 일정이 집중되며 하반기 정책 방향을 가를 분수령에 들어섰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발간한 ‘6월: 디지털자산 정책 인사이트’ 보고서에서 지난달 주요국의 제도화 논의가 시장구조,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인프라, 결제망 접근으로 확장됐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클래리티 법안이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했다. 일본은 해외 신탁형 스테이블코인을 전자결제수단으로 편입했다. 영국은 토큰화 금융시장 구축을 위한 공동 로드맵 마련에 착수했다. 국내에서는 금융위원회가 토큰증권 제도화법 하위법규와 가이드라인을 오는 7월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 미국 클래리티법 본회의행···60표 확보가 관건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지난달 14일 클래리티 법안을 15대 9로 가결해 본회의로 넘겼다. 공화당 위원 13명 전원과 민주당 2명이 찬성했다. 백악관은 7월 4일 서명 목표를 제시했다.
클래리티 법안은 디지털자산의 법적 성격과 감독권 배분을 정리하는 시장구조 법안이다. 일정 요건을 충족한 토큰을 디지털상품으로 분류하고, 디지털상품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증권형 자산은 증권거래위원회가 감독하는 구조를 담았다.
한화투자증권은 클래리티 법안이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정립과 비수탁 생태계 보호를 제도화하는 법안이라고 평가했다. 법안에는 네트워크 토큰 개념, 스테이킹 유형별 차등 규율, 비수탁 소프트웨어 개발자 보호, 자기수탁 권리 보장 등이 포함됐다.
다만 본회의 통과는 남은 과제다. 필리버스터를 넘기려면 60표가 필요하다. 공화당 53명이 모두 찬성해도 민주당 7명의 추가 찬성이 필요하다. 상원 농업위원회 법안과의 조정, 하원안 재협의, 고위 공직자 디지털자산 이해상충 조항도 변수다.
▲ 국내 기본법 재개···원화 스테이블코인 쟁점
국내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후반기 국회의장단 선출이 지난 5일 완료되면서 정무위원회 등 경제 상임위 원구성 협상이 다음 절차로 남았다. 한화투자증권은 원구성 완료 이후 디지털자산기본법 우선입법 추진 가능성을 제시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2024년 7월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후속 입법이다. 발행, 유통, 공시, 상장, 스테이블코인, 사업자 범위 등을 포괄하는 2단계 입법 성격이다.
핵심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다. 은행 지분 51% 룰 도입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꼽힌다. 은행권 중심 발행 구조를 둘지, 비은행·핀테크 참여를 어느 범위까지 허용할지가 시장 구조를 좌우한다.
발행 인가제, 100% 준비금 확보 의무, 유동성·건전성 기준도 함께 논의될 사안이다. 거래소 소유구조 개편도 쟁점이다. 대주주 지분 제한과 초과 지분 처분 방안이 거론되지만 재산권과 경영권 침해 논란이 변수로 남아 있다.
▲ 토큰증권 하위법규 7월 공개 예고
토큰증권 제도화도 구체화 단계에 들어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5일 토큰증권 협의체 2차 회의를 열고 하위법규 개정안과 가이드라인을 오는 7월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른 발행, 유통, 결제, 인프라 세부 제도를 설계하기 위해 지난 3월 출범했다.
발행 부문에서는 동일 종류 기초자산을 묶어 조각투자증권을 발행하는 풀링 구조 허용이 논의됐다. 현재는 개별 기초자산 단위 발행이 원칙이다. 당국은 투자자 보호와 시장질서 유지라는 조건 아래 상품 다양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통 부문에서는 장외거래중개업 인가 요건, 겸영 범위, 투자자 거래한도 등이 논의 대상이다. 일반투자자 거래한도는 초기 시장 형성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주식, 채권, 머니마켓펀드(MMF) 등 기존 정형증권의 토큰화와 온체인 결제를 위한 단계적 인프라 구축 로드맵도 마련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미국 정책, 결제망 접근으로 확장
미국의 디지털자산 정책은 자산 규제에서 결제 인프라로 확대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금융기술 혁신의 규제체계 통합을 다룬 행정명령 14405호에 서명했다. 해당 명령은 연방 금융규제기관에 규정과 감독 관행, 인가 절차 재검토를 지시했다. 연준에는 비은행 금융회사와 디지털자산 사업자의 지급계좌 및 결제서비스 접근 체계를 평가하도록 요청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행정명령 14405호가 디지털자산 기업의 연준 결제망 접근 문제를 정책 의제로 공식화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에는 예금보험 대상 은행 중심으로 운영되던 마스터 계정 접근 논의가 디지털자산 기업과 핀테크 결제사업자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연준은 후속 조치로 결제 계좌 제도 도입 규정안을 공개했다. 이는 기존 마스터 계정보다 권한이 제한된 이른바 스키니 마스터 계정이다. 페드와이어(FedWire), 페드나우(FedNow)
등 주요 결제망 접근은 허용하되 지급준비금 이자, 할인창구, 일중신용 등 은행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 구조다.
직접 수혜 후보로는 거래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디지털자산 수탁기관, 핀테크 결제사업자가 꼽힌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연준 결제 인프라와 연결될 경우 발행과 상환 절차가 간소화되고 결제 효율성도 높아질 수 있다. 토큰화 증권 시장도 간접 수혜 대상이다. 스테이블코인 결제와 토큰화 증권 유통이 같은 결제 인프라 위에서 연결될 경우 전통 금융시장과 디지털자산 시장의 통합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
다만 제도 변화가 단기간에 현실화되기는 어렵다. 행정명령은 연준에 대한 강제 명령이 아니라 정책 검토 요청에 가깝다. 실제 계좌 개설 권한도 개별 연방준비은행이 보유하고 있다.
▲ 이달 남은 일정···SEC·EU·일본 줄줄이 대기
이달 남은 정책 일정도 적지 않다. 미국에서는 증권거래위원회의 디지털자산 전용 규정 패키지 공개가 대기하고 있다. 해당 규정은 스타트업 면제, 한시적 자금조달 면제, 투자계약 세이프하버 등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규정이 공개되더라도 연방관보 게재와 의견수렴, 최종 채택 절차가 남아 있다.
EU는 오는 23일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에서 디지털유로 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오는 30일에는 가상자산규제법 전환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7월 1일부터는 인가를 받지 않은 가상자산서비스제공자의 영업이 제한된다.
일본은 암호자산을 자금결제법상 결제수단 범주에서 금융상품거래법 체계로 편입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거래소 상장 암호자산에 대한 공시 의무와 내부자거래 금지 등 불공정거래 규율이 새로 마련될 예정이다.
디지털자산 제도화는 투자자 보호 규제를 넘어 결제, 증권, 은행 인프라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달 남은 입법·규제 일정은 하반기 디지털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 속도를 가늠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전시현 기자 jsh418@sporbiz.co.kr
전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