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Content


candidate_metadata: candidate_id: “JC2606R0099” title: ““스테이블코인, 금융공학 아닌 절박한 민생 해법입니다” [Polinomics]” source_name: “포춘코리아” source_domain: “fortunekorea.co.kr” url: “https://fortun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52823” canonical_url: “https://fortun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52823” published: “2026-06-12T00:00:00+09:00” collected: “2026-08-21T02:06:35+00:00” query: “디지털자산기본법 스테이블코인” snippet: ““스테이블코인, 금융공학 아닌 절박한 민생 해법입니다” [Polinomics]    포춘코리아” candidate_id: “JC2606R0099” title: ““스테이블코인, 금융공학 아닌 절박한 민생 해법입니다” [Polinomics]” source_url: “https://fortun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52823” canonical_url: “https://fortun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52823” source_domain: “fortunekorea.co.kr” source_type: “article” author: “Not stated” published: “2026-06-12” collected: “2026-08-21” original_language: “korean” registered_by: “hermes” registered_at: “2026-08-21T02:06:35Z” collector_note: “스테이블코인의 국내외 법·규제·AML/FIU 통제, 발행 및 준비자산 구조, 결제·송금·정산 인프라, 은행·핀테크 상용화 사례와 사업 기회를 장기 추적한다. 가격·투자성 동향은 정책 또는 인프라 영향이 명확한 경우에만 포함한다.”

“스테이블코인, 금융공학 아닌 절박한 민생 해법입니다” [Polinomics]

Preserved body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둘러싸고 팽팽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코인 투자에 관심 둘 여력조차 없는 대부분의 서민에게는 딴 나라 얘기처럼 들릴 뿐이다. 그런데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려는 민병덕 의원의 생각은 다르다. 그에게 스테이블코인은 곧 민생이다.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사진 강태훈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2025년 5월, 미국 상원이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통과시켰다. 곧이어 하원도 일사천리로 가결했다.

“미국을 세계의 가상통화 수도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체 없이 서명하면서, 이 포괄적 연방 규제 법안은 공식 발효됐다. 지니어스법의 본질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금융의 영토 안으로 완벽하게 편입시키는 것이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유로·엔화 등 법정화폐에 가치를 일대일로 연동(페깅)하여 가상자산 특유의 고질적인 변동성을 지워낸 디지털 자산이다. 가격이 ‘안정(Stable)’되자 국경을 넘나드는 결제와 송금, 정산의 실물 경제 영역에서 폭발적인 영향력을 키워왔다. 미국은 이 시장을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닌, ‘달러 패권의 디지털 연장선’으로 간주했다.

지니어스법은 그 거대한 패권 전략을 법제화한 첫 단추였다. 발행사에 100% 준비금 보유와 투명한 외부 감사를 의무화함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못 박는 동시에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글로벌 디지털 결제 인프라의 독점적 표준으로 굳히겠다는 포석이었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한국에서도 관련 법이 발의됐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이다.스테이블코인 도입의 난제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허용과 이를 뒷받침할 디지털 결제 인프라의 마스터플랜을 담아냈다.

그러나 미국이 전력 질주 하는 동안, 대한민국의 시계는 1년이 지나도록 뾰족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표류했다. 발목을 잡은 이슈는 하나가 아니었다. 가장 첨예한 전선은 ‘발행 권한을 누구에게 줄 것인가’였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은행 중심주의’를 고수했다. 시중은행이 지분의 ‘50%+1주’ 이상을 보유한 컨소시엄 형태만 허용하고, 발행사의 최소 자기자본을 50억 원 이상으로 옥죄자는 구체적인 방안이 테이블에 올랐다.

반면 시장과 혁신을 대변하는 쪽에선 카카오페이나 토스 같은 핀테크 기업에도 문을 열어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고 맞섰다. ‘금융 안정’과 ‘산업 혁신’이라는 두 가치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평행선을 달린 것이다.

여기에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15~20%)’ 조항이 더해지며 전선은 더욱 꼬였다. 특정 주주의 과도한 지배력을 막아 독과점 폐해를 방지하겠다는 취지였지만, 국회 정무위원회 내부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회의론이 터져 나왔다. 미국, EU(MiCA), 일본 등 글로벌 디지털 금융을 선도하는 주요국의 입법 흐름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과도한 갈라파고스 규제라는 비판이었다.

각각의 진영이 이토록 완고하게 버티는 건 그만한 리스크의 실체가 있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본질적으로 편리함만큼이나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다. 법정화폐와 1대1 가치 유지를 약속하지만, 시장의 심리가 무너질 때 이 약속은 빈번하게 깨졌다. 글로벌 톱클래스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USDC조차 예외는 예외는 아니었다.

2023년 초 USDC의 발행사 써클이 준비금을 예치해 두었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뱅크런)하는 여파가 덮치자, 신뢰의 상징이던 USDC마저 한때 0.88달러 선까지 붕괴하는 ‘디페깅(가치 연동 해제)’을 겪었다. 하물며 달러보다 기초체력이 약한 통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에서는 이런 균열이 더 잦을 공산이 크지 않겠냐는 거다.

전통 은행 시스템이 흔들리고 예치 은행이 파산하는 순간, 한꺼번에 현금 전환 요청이 몰리는 ‘코인런’은 실재하는 공포다. 준비자산을 100% 안전자산으로 채워둔다 한들, 찰나의 심리적 패닉이 불러오는 뱅크런의 메커니즘을 막아내기엔 한계가 있다.

한국 금융의 성역인 ‘금산분리 원칙’과의 충돌도 외면할 수 없는 중대 과제다. 산업자본이 은행을 사금고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십 년간 다져온 브레이크 장치다. 거대 IT 기업이나 대기업이 스테이블코인 발행권을 쥐게 될 경우, 사실상 우회적인 은행업 진출이나 다름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리스크가 이토록 선명하니, 규제론자들의 방어 논리 역시 나름의 뼈아픈 근거를 가진 셈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대표 발의하고 입법의 골든타임을 부르짖어 온 민병덕 의원(더불어민주당) 역시 이런 금융 현장의 우려와 통화 주권의 무게를 모르는 바가 아니다.

리스크의 역학 관계를 누구보다 정교하게 파고들었기에, 반대 측이 내세우는 빗장론의 근거에도 깊이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민 의원이 진정 답답함을 넘어 참담함을 느끼는 지점은 규제의 존재 자체가 아니다.

지금의 논쟁이 ‘어떻게 하면 위험을 통제하면서 안전하게 혁신을 수용할 것인가’라는 실천적 해법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위험할 수 있으니 아예 문을 닫아걸고 아무것도 하지 말자’라는 무력한 관료적 결론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점이다.

거래소 지분 규제를 둘러싼 소모적 공방, 기존 완고한 법체계와의 충돌, 여기에 정기국회와 정치적 셈법까지 얽히며 논의의 수레바퀴는 1년째 깊은 진흙탕 속에 빠져 제자리를 맴돌았다. 우리가 ‘안전’과 ‘신중’이라는 이름의 방어막 뒤에 숨어 눈치싸움을 벌이는 사이, 세계 디지털 금융의 지도는 이미 달러를 중심으로 한 단일 제국으로 무섭게 재편되는 중이다. 포춘코리아가 민 의원을 직접 만났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뭔가요.

가상자산을 투기의 영역에서 제도의 영역으로 옮기는 법입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고, 디지털자산의 발행·유통·공시·이용자 보호 기준을 한 법 안에 담았죠.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 신설도 핵심 내용입니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과는 다른가요.

그건 투자자 사고를 막는 방어적 규율입니다. 기본법은 다르죠. 디지털자산을 정식 금융 자산으로 인정하고, 그 위에서 산업을 키우겠다는 설계도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용자보호법이 안전망이라면, 기본법은 고속도로를 까는 작업입니다.

금세 통과될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법안소위 상정도 기약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유가 뭔가요.

표면적인 걸림돌은 지분 제한 이슈입니다. 한국은행이 민간 스테이블코인도 은행이 주도해야 한다는 관점을 갖고 있고, 금융위가 갑자기 그것을 따라가면서 막히게 됐죠.

논리는 합당합니다. 규제 산업인 금융이 디지털자산을 관리하면 상대적으로 더 안전해 보이긴 하니까요.

안전성의 본질을 잘못 짚은 겁니다. 스테이블코인의 안전성은 누가 발행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서 나옵니다. 2023년 USDC 디페깅 사태도 발행사인 써클사의 담보 자산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라, 준비금을 예치해 둔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발생한 전통 금융발 뱅크런이 원인이었습니다. 즉, 100% 준비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현금 상환청구권을 보장하며, 도산절연으로 이용자 자산을 분리하고, 공시와 외부 검증을 충실히 이행하는 구조를 짜는 게 핵심입니다. 이 행위 규제를 지키면 은행이든 핀테크든 민간 기업이든 다 안전합니다. 반대로 이걸 지키지 않으면 은행이라도 안전하지 않고요. 은행이 참여하면 안정성에 도움이 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은행이 참여하는 것과 은행이 주도권을 독점하는 건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이 통화량 관리를 어렵게 만든다고도 합니다. 해소하기 어려운 리스크 아닌가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기술적으로 아주 간단한 해법이 있습니다. 민간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되, 그 준비자산인 현금을 은행에 보관하게 하면 됩니다. 발행량이 고스란히 보관량으로 드러납니다. 얼마나 발행됐는지 한국은행이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금보다 통화량 추적이 더 쉬워지는 구조입니다. 은행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습니다. 예금보다 훨씬 큰 규모의 자금이 보관업 형태로 들어오는 기회가 생기거든요. 그런데도 통화 관리가 안 된다는 말만 반복하는 건 기득권을 지키려는 핑계입니다. 생선에 가시가 있다고 생선을 안 먹으면 되겠습니까. 뼈를 발라내는 방법을 연구하면 됩니다.

그럼 은행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홍콩의 재무장관 폴 찬이 이런 표현을 했습니다. 축구에서 은행은 공격수가 아니라 수비수라고요. 수비수로서 안정을 담보하면 됩니다. 준비자산 보관을 은행이 맡는 거죠. 그러면 은행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될수록 보관 자금이 늘어나는 구조거든요. 지금 예금보다 훨씬 큰 규모의 자금이 은행으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근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발행 주도권까지 가져가겠다는 건 혁신의 발목을 잡겠다는 얘기입니다. 이걸 자동차의 등장 장면에 비유하고 싶은데요.

자동차의 등장 장면이요?

마차가 5000년 넘게 인류의 이동 수단이었습니다. 그러다 자동차가 나왔죠. 처음엔 반발이 엄청났습니다. 마부들은 일자리를 잃는다고 했고, 자동차가 빠르게 달리니 위험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됐습니까. 운전면허 제도가 생겼고, 신호등이 생겼고, 도로에 차선이 그어졌습니다. 자동차를 없앤 게 아니라 안전하게 쓸 수 있는 규칙을 만든 겁니다. 지금 스테이블코인 논쟁이 딱 그 장면입니다. 자동차가 등장했는데 마부들이 “우리가 이 차의 핸들을 잡아야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상황입니다. 마부가 핸들을 잡으면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겠습니까.

CBDC, 예금토큰, 스테이블코인이 동시에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어떻게 구분해야 하나요.

역할이 다릅니다. CBDC는 한국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법정화폐입니다. 공공 통화 인프라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맡는 게 맞습니다. 예금토큰은 시중은행의 예금을 디지털 환경에 맞게 확장한 것입니다. 은행의 역할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민간이 더 빠르게 혁신하고 다양한 사용 사례를 만들어내는 영역입니다. 이 세 가지가 서로 보완하고 경쟁하면 시장도 건강하게 큽니다. 문제는 이걸 한 축으로 몰아버리려는 것입니다. CBDC도, 예금토큰도, 스테이블코인도 은행이 주도하겠다. 그러면 경쟁도 사라지고 혁신도 없습니다.

앞서 지분 제한은 표면적인 이유라고 하셨습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는 건가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금융 카르텔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이 들어오면 카드사와 은행이 먹던 수수료 수익이 줄어듭니다. 직접 반대한다고 말하지는 않아요. 안전성, 소비자 보호를 내세우면서 은행 중심 구조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밥그릇을 지키겠다는 건데, 논리로 포장돼 있는 거죠.

다른 하나는요.

공직 사회의 경직성입니다. 새로운 걸 먼저 하다가 사고 나면 자기가 책임진다고 생각하니까 움직이지 않는 겁니다. “다른 나라에서 다 해보고 나서 우리가 따라가면 된다”는 거죠. 그런데 디지털 세상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습니다. 표준을 먼저 만드는 나라가 그나마 기회가 있을 겁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중앙은행의 허락을 받고 이런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중앙은행은 제도가 만들어지면 따라오는 겁니다. 한국은행의 동의를 전제 조건으로 삼는 순간 이 논의는 영원히 끝나지 않습니다. 결단하지 못하는 매 순간이 기회비용입니다. 죄를 짓는 기분이에요.

법은 언제쯤 통과가 될까요.

올해 안에 방향을 정하지 못하면 기회비용이 매우 커질 겁니다. 민주당 내부 설계는 이미 상당 부분 정리돼 있습니다. 남은 것은 정치적 결단입니다. 세부 쟁점에서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쪽이 있다면, 그 리스크를 구체적으로 열거해 와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 같이 논의하면 됩니다. 생선에 가시가 있다고 생선을 안 먹을 것인지, 뼈를 발라내는 방법을 연구할 것인지의 차이입니다. 저는 지금 당장 집중 논의해서 결단하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국회 대표 ‘크립토 리더’로 꼽히지만, 민병덕 의원이 정치에 입문한 경로를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디지털자산과 거리가 멀어 보여서다. 학창 시절에는 철거촌 빈민운동 현장에 있었고, 변호사가 돼서는 이른바 ‘촛불변호사’로 활동했다.

국회의원이 된 뒤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위원장을 맡았고, 지금은 사회적 약자와 중소상공인의 권익을 대변하는 당내 기구인 을지로위원장도 맡고 있다. 늘 이름 앞에 ‘민생 정치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던 그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들고 나왔을 때, 낯설게 읽힌 이유다.

민 의원에게 ‘왜’를 묻자 답은 간결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도 민생입니다.” 그에게 스테이블코인은 복잡한 금융공학의 산물이 아니다. 소상공인, 이주 노동자, 수출 중소기업 등 밑단의 경제주체들에게 뚜렷한 혜택을 쥐여주는 실질적인 민생 카드다. 그가 소상공인위원장과 을지로위원장으로서 가장 깊게 파고들었던 골목상권의 고질적인 병폐는 카드 수수료 문제다.

현재 소상공인들은 매출이 발생해도 2~3%대의 카드 수수료를 떼이고 대금 정산까지 수일을 기다려야 한다. 반면 블록체인 기반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가 도입되면, 중간 밴(VAN)사나 대행업체를 거치지 않아 수수료가 제로(0)에 가깝고 정산도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영세 자영업자의 한 달 영업이익 수십만 원을 좌우하는 카드 수수료 싸움이, 이제는 가상 공간의 결제 인프라 혁신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이런 수수료 절감 효과는 국경을 넘는 무역과 노동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다. 한국 수출입 기업들이 대금 결제 시 기존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망 대신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 경우 거래 규모와 상관없이 네트워크 수수료만 내면 되기 때문에 운영비를 80% 이상 낮출 수 있다.

이주 노동자 현장으로 가면 효용은 더 극적으로 드러난다. 정부(국가데이터처·법무부)의 최신 조사인 ‘2025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에 따르면, 임금을 받은 외국인 근로자가 본국에 송금하는 규모는 연평균 약 5조 원(최근 5년간 총 25조 원)에 달한다. 특히 고용허가제(E-9) 비자 근로자의 경우 소득의 56.5%를 자국으로 보내고 있으며, 송금 인원 중 연간 2000만 원 이상 고액 송금자 비중도 30.9%에 이른다.

기존 제도권 금융 시스템에서는 이 과정에서 매년 수천억 원에 달하는 수수료와 환차손을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국내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일부 외국인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월급으로 받는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본국 송금 시 높은 수수료를 내는 대신, 스마트폰 디지털 지갑을 통해 몇 분 만에 송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국 통화 가치가 불안정하고 은행 인프라가 미비한 개도국 출신 노동자들에게는 별도 계좌 없이도 작동하는 스테이블코인이 실생활의 ‘비공식 화폐’로 기능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국내 노동시장에 파악되지 않는 ‘그림자 급여’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반월공단 중소기업 사장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기 위해 이미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시작했다는 현장의 이야기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임금을 코인으로 받겠다는 노동자들에게,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스테이블코인보다 안정적이고 유리한 조건을 제공할 수 있다면, 이는 인력난에 시달리는 제조 현장의 가장 실질적인 민생 과제가 된다. “저에게 민생은 늘 약한 사람의 삶에서 출발합니다.”

민 의원의 눈에 디지털자산 입법은 거창한 금융 인프라 논쟁이 아니다.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인하와 현장 노동 조건 개선 싸움의 연장선이다. 오늘의 고통을 줄이는 일과 내일의 기회를 여는 일이 그에게는 분리될 수 없는 같은 정치의 영역이다.

크립토 이슈를 선도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정무위원회에서 7년째 활동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를 다루는 상임위인데, 절반은 민생이고 절반은 금융입니다. 가상자산은 그 금융 안에서 터져 나온 가장 뜨거운 분야였어요. 처음에는 사고를 막는 차원에서 접근했습니다. 이용자 보호법 논의부터 꾸준히 참여해 왔죠.

대한민국에서 가상자산은 오랫동안 투기나 사기 같은 부정적인 키워드와 묶여 있었습니다. 의원님 역시 처음에는 규제와 보호의 관점에서 접근하셨을 텐데, 어떤 임팩트가 의원님의 시각을 이토록 완전히 바꾸어 놓았는지 궁금합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트럼프가 월가를 끌어들이면서 가상자산을 전략 자산으로 선언하는 걸 보면서, 이게 투기 수단 논쟁이 아니라는 걸 발견했어요. 기축통화 패권을 디지털로 확장하는 달러라이제이션 전략이었습니다. 이걸 방어하지 못하면 디지털 식민지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부터 디지털자산을 새로운 금융 인프라이자 국가 경쟁력의 문제로 보게 됐습니다. 제도화에 성공하면 디지털금융 글로벌 G2가 될 수 있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분야라고 봅니다.

스테이블코인도 민생 정책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카드 수수료 문제를 생각해 보세요. 상인이 100만 원어치 팔면 수수료로 몇만 원을 떼이고 며칠 뒤에야 돈을 받습니다.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면 수수료는 거의 제로고 정산은 즉시입니다. 이익률이 올라가고 서비스가 좋아지고 소비자도 혜택을 봅니다. 이게 민생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사례가 또 있다고 하셨는데요.

정부의 가장 최신 조사 자료를 보면 국내 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이 본국으로 송금하는 돈이 연간 5조 원 규모에 달합니다. 중개 기관을 거치며 수천억 원이 수수료로 빠져나가다 보니, 최근 반월공단 사장님들이 일손을 구하기 위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임금을 주기 시작했어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생기면 그게 달러 코인보다 유리한 조건을 줄 수 있습니다. 수출 중소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외 결제를 스테이블코인으로 하면 환전 비용이 없어집니다. 삼성 수준이면 연간 수천억 원 절감이 가능하다는 계산도 나옵니다.

더 큰 그림도 있을 것 같습니다.

K-컬처와의 결합입니다. 블랙핑크가 지난해 7월 11일에 발표한 싱글곡 ‘뛰어 (JUMP)’ 뮤직비디오가 공개 단 15일 만에 1억 뷰를 넘고, 약 5달 만에 3억 뷰를 달성했습니다. 이 엄청난 전 세계 팬들이 굿즈를 사고 콘텐츠를 즐길 때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게 만들면 어떻게 됩니까. 미국은 기축통화 패권으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밀어붙이지만, 우리는 콘텐츠 패권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세계에 퍼뜨릴 수 있습니다. 단골이 많이 생기는 거예요. 피지컬 영토는 작지만 디지털 영토는 무한히 확장할 수 있습니다. 출발은 민생이고, 방향은 원화의 디지털 확장입니다.

기본법이 시행되면 정말 시장을 주도할 수 있습니까.

선도국은 어렵습니다. 다만 선도국을 추격할 역량은 충분합니다. 원화 표시 가상자산 거래는 달러 다음 수준이고, 국내 코인러는 1000만 명이 넘습니다. 기술 인프라, 투자자 이해도, 디지털 수용성 모두 약하지 않아요. 부족한 건 제도화의 속도뿐입니다.

홍콩·싱가포르·두바이는 이미 앞서가고 있습니다.

그들이 만든 질서를 따라가는 시장이 될 것인지, 우리가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나라가 될 것인지의 갈림길입니다. 지금 제도화에 성공하면 5년 뒤 한국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차세대 결제 서비스에서 아시아의 핵심축으로 올라설 수 있습니다. 저는 한국이 디지털금융 G2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봅니다. 능력이 아니라 속도와 결단의 문제입니다. 그 길을 여는 데 제 정치 생명을 걸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