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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 난 거래에, 관련법도 지연… 가상자산 거래소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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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거래량이 1년 새 절반 이상 줄어들며 시장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수수료 수익 의존도가 높은 구조 속에서 거래 위축이 실적 악화로 직결되는 가운데 디지털자산기본법 지연까지 겹치며 업계의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9일 글로벌 시황중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올해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 합산은 약 24억2117만달러(약 3조56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7.8%, 전분기 대비 20.3% 감소한 수준이다.
거래소별로는 업비트와 빗썸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업비트의 1분기 일평균 거래량은 1년 전과 비교해 62.8% 감소한 15억4673만달러, 빗썸 역시 같은 기간 54.7% 줄어든 6억4731만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흐름은 지난해 10월 대규모 청산 사태를 시작으로 가상자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국내 증시 호황까지 맞물리며 투자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수수료 수익 의존도가 높은 구조상 거래량 축소가 곧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거래소들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8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했고, 빗썸도 같은 기간 대비 88.6% 줄어든 33억원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도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업비트와 빗썸은 서비스 고도화와 신규 사업 발굴을 통해 반등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업비트는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규 기회 발굴에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빗썸은 “신규 서비스 출시를 통해 이용자 혜택과 편의성을 강화하고, 향후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맞춰 다양한 사업 파트너들과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했다.
반면 중소형 거래소 코인원과 코빗은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직전 분기 대비 각각 60.8%, 267.2% 급격히 증가했다. 두 거래소 모두 거래량 증가 배경으로 ‘유에스디코인(USDC)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 효과를 꼽았다. 다만 이들 역시 수수료 면제에 따른 거래 확대인 만큼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이러한 침체된 상황 속 가상자산 발행·유통·공시·상장 등 시장 전반을 포괄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처리까지 지연되면서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논의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거래소는 규제 환경상 현물 중개 기능에만 수익이 집중된 상태다. 거래소의 신규 수익원이 될 수 있는 법인 거래는 물론 스테이블코인과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등 기반 사업들이 법안 처리 지연으로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현재 규제 환경에서는 거래소가 현물 거래 중개 외에 할 수 있는 사업이 제한적이어서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수익 다각화를 위해서는 관련 법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하고, 거래량을 늘릴 수 있는 법인 투자도 가능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