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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역결제 병목, 스테이블코인이 뚫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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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구 교수 “핵심은 리테일이 아니라 규제친화형 도매 정산 레일”

차상진 변호사 “원화 스테이블코인 잠재력 크지만 입법·외환규제 정비가 먼저”

국경 간 무역결제 혁신 방안으로 도매형 디지털 정산 인프라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필요성이 함께 제기됐지만, 제도 설계와 규제 정비가 선결 과제로 떠올랐다.

◇ 리테일 아닌 도매 정산…“무역결제 마찰 줄여야”

2일 민병덕, 박상혁,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주식회사 피니버스는 여의도 국회에서 ‘글로벌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스테이블코인 기반 무역금융 정책·제도·금융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국경 간 무역결제의 비효율을 줄이기 위한 해법으로 리테일 스테이블코인 확산이 아니라 “규제친화형 도매 정산 레일”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무역결제 구조에 대해 “직거래 통화쌍이 약한 국경간 무역결제 구조의 문제는 높은 거래비용, 긴 시간, 낮은 투명성으로 요약된다”며 “시장 효율성을 저해하고 특히 중소 수출입기업에 불리하게 작동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해법과 관련해 “리테일 결제의 스테이블코인화가 아니라 규제친화형 도매 정산 레일의 도입을 통한 마찰 없는 결제 구현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이번 구상이 민간 결제수단을 무분별하게 늘리자는 뜻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기업은 원화(KRW), 인도네시아 루피아(IDR) 등 법정통화만 납부·수취하고, 허가된 사업자 간 후방 정산에만 디지털자산을 사용해야 한다”며 “고객 결제수단이 아니라 지급의무를 해소하는 도매형 정산자산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구분이 분명해야 정책당국은 이를 민간 결제수단 확산이 아니라 제한된 정산 인프라 실증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의 장점을 인정하면서도 활용 범위는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봤다. 강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수단이 아닌, 기존 금융의 정산 구조를 재설계하는 기술”이라며 “정산 시간 단축, 비용 절감, 온체인 기반 가시성, 자동화된 규제 준수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스테이블코인 결제 및 역내 유통, 리테일 송금, P2P 이전, 비수탁 개인지갑 출금은 명시적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 설계의 출발점으로는 한국과 인도네시아를 잇는 사례를 제시했다.

강 교수는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목적지가 아니라 출발점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며 “핵심은 개별 국가 특례가 아니라 복제 가능한 감독·운영 프레임을 먼저 만드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허용 범위 정의, 제도 경로 선택, 역할분담 확정, 감독 데이터 표준화, 확장 전략 설정을 지금 결정해야 한다”며 “가장 현실적인 접근은 예측 가능한 규칙 속에서 은행과 민간 사업자의 경쟁 체제를 촉진하고 시장 자율을 존중하는 단계적 정책 패키지”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이 같은 실증이 단순한 기술 실험을 넘어 무역경쟁력과 결제 인프라 혁신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과제의 본질은 단순한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아니라, 규제친화적 인프라를 통해 거래 비용이라는 마찰을 제거해 전체 경제의 후생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며 “한국-인도네시아 실증은 민간의 자율적인 혁신과 규제 확실성이 만났을 때 자본 배분의 효율성이 얼마나 제고될 수 있는지 입증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원화 결제비중 높여야”…소상공인 무역금융 혁신 필요성 제기

차상진 법률사무소 비컴 대표변호사는 소상공인 무역금융 혁신을 위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달러 중심 무역결제 구조가 환전 수수료와 송금 비용, 환율 변동 리스크를 키우는 만큼 원화 결제 비중을 높여 비용을 줄이고 원화의 영향력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수출 및 수입과정에서 원화의 결제비중은 매우 낮은 상황”이라며 “원화결제비중을 높여 불필요한 비용을 감소시키고 원화의 영향력 확대 필요”라고 말했다.

차 변호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될 경우 무역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효익이 적지 않다고 봤다. 그는 “기존 달러 송금 시 발생하는 중개은행 수수료, 전신료, 수취 수수료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고, 대금 수취 시간도 “수일에서 수분 또는 수십분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은 온체인 데이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송금 성공 여부를 양측이 즉시 확인 가능”하다며 “원화결제의 비중을 높여, 원화의 국제화를 도모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무역거래비용의 감소 가능”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제도 공백은 여전히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됐다. 차 변호사는 국내 기업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 자체를 직접 금지하는 법률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현재로서는 신뢰 확보와 법률 리스크 판단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제도의 미정비로 사고위험 등 신뢰확보 곤란, 법률적 위험 판단 곤란”이 존재한다며 “결제수단은 해당 결제수단에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하나 신뢰확보가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준비자금 예치와 보호 장치가 명확하지 않고, 실제 준비자산 존재 여부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는 만큼 기업이 안심하고 쓰기 어렵다는 취지다.

외국 기업이 발행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의존하는 방안에도 선을 그었다. 차 변호사는 외국 발행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할 수는 있으나, 그 경우 국내 수출기업이 해당 발행사의 경영·신용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국내에서의 신뢰 확보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구조가 굳어질 경우 “원화결제시장 역시 외국기업 발행 스테이블코인에 잠식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원화 결제 시장을 키우려다가 오히려 외국 발행 디지털 자산에 주도권을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다.

현행 외국환거래 규제도 현실적 한계로 제시됐다. 차 변호사는 무역대금을 외국환은행을 통하지 않고 주고받거나 제3자를 끼워 결제하는 방식, 일정 금액을 넘는 거래나 기간을 초과한 지급 방식 등에 대해 대부분 신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제도가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있더라도 실제 무역 결제에 쓰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는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현재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이 되지 아니한 상황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통하여 결제를 하고자 하여도 적절한 스테이블코인을 선택 자체가 곤란”하다며 “결제에 사용할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있더라도 현실적으로 신고수리가 곤란하여 현실적인 사용이 곤란”하다고 말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소상공인과 수출기업의 무역금융 비용을 낮추고 원화 국제화를 뒷받침할 잠재력이 있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법과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제도 도입시에는 원화의 국제화, 국내 수출기업의 무역대금결제 등을 고려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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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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