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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에 밀린 스테이블코인 입법, 신현송의 ‘신중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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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미디어 김해원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오는 20일 만료를 앞둔 가운데, 차기 총재로 지명된 신현송 후보자의 통화·디지털자산 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신 후보자가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며 기존 한국은행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디지털자산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논의는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안건에서 해당 법안은 제외됐다.

이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시장 개화 시점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관련 제도 정비가 늦어지면서 시장 형성 시기가 2028년 이후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안 논의가 지연된 배경에는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및 은행 참여 비율 등 핵심 쟁점이 자리하고 있다.

이창용 총재 역시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지난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개인 주도의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무분별하게 도입될 경우 환율 변동성과 자본 유출이 우려된다”며 은행 중심으로 점진적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현송 “스테이블코인 파편화 문제…중앙은행 통합 원장 대안”

신현송 후보자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국제결제은행(BIS) 워킹페이퍼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금융 시스템의 ‘파편화(fragmentation)’ 문제를 지적했다.

신 후보자는 화폐를 네트워크 효과에 기반한 조정 장치로 정의하며, 더 많은 이용자가 동일한 화폐를 사용할수록 가치와 수용성이 강화되는 구조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공 무허가형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구조는 사용자 기반을 여러 체인으로 분산시키면서 이러한 네트워크 효과를 약화시키고, 통화 환경의 파편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탈중앙화 시스템은 구조적으로 비용 증가를 수반한다는 점도 짚었다. 네트워크 유지에 필요한 보상 비용이 커질수록 이용자 부담이 증가하고, 이는 체인 간 이동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더리움의 수수료 급등 시기에 사용자들이 솔라나, 트론 등으로 이동한 사례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신 후보자는 이 같은 구조가 스테이블코인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동일한 이름의 스테이블코인이라도 서로 다른 블록체인에 존재할 경우 직접 교환이 어렵고, 이를 연결하는 브리지 기술 역시 비용과 보안 리스크를 수반한다고 짚었다.

결국 ‘돈의 단일성(singleness)’은 기술이 아닌 제도가 보장한다는 것이 신 후보자의 핵심 주장이다. 중앙은행이라는 신뢰 기반이 없는 탈중앙화 시스템에서는 자산 간 1대1 교환이 항상 보장되지 않으며, 이는 보편적 지급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그는 블록체인 기술 자체의 혁신성은 인정했다. 그는 “프로그래머블 머니, 자동화된 결제, 투명한 원장 등은 금융 시스템의 효율성과 포용성을 높일 수 있는 진보”라고 평가하면서도, 이러한 기능이 반드시 탈중앙화 합의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 기반의 통합 원장에서도 충분히 구현 가능하며, 기존 통화 시스템의 제도적 신뢰를 결합할 수 있다”고 봤다.

신 후보자는 “통화 시스템에서 제도적 신뢰는 여전히 핵심 요소”라며 “블록체인의 혁신을 활용하면서도 통합된 통화 시스템의 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정책당국의 과제”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시각에 대한 보완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형중 국민대학교 교수는 “해당 보고서는 블록체인의 한계를 체계적으로 분석했지만, 중앙은행 통합 원장 역시 감시 문제와 국가 간 파편화 이슈를 안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신뢰와 편의성을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USDC, USDT의 신뢰는 발행사의 준비금에서 비롯되며, 체인 간 차이는 편의성과 유동성 문제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러 개의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더라도, 결국 유동성이 큰 한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 황석진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초기에는 여러 체인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행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유동성과 사용성이 높은 특정 체인이나 네트워크로 자금이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신 후보자의 통화 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기존 기조 유지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황 교수는 “결국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보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더 무게를 둘 것”이라며 “이창용 총재의 은행 중심 구조 기조를 신현송 후보자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은이 CBDC 2차 테스트를 진행 중인 만큼 향후 정책도 CBDC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며,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