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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기본법 ‘상반기 무산’…스테이블코인 로드맵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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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법안소위 안건서 빠져…당정협의·여당안 발의도 미정
1분기 규율체계 마련 목표 사실상 불발…ETF·외환 규율도 연쇄 지연 우려
스테이블코인 규율을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논의가 또 밀리면서 상반기 국회 처리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정부와 여당이 중동 전쟁 대응과 지방선거 관련 현안을 우선순위에 올리면서,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은 사실상 후순위로 밀린 분위기다.
1분기 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제시했던 정부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해졌고, 하반기에 예고한 국경 간 거래 규율과 디지털자산 현물 ETF 논의까지 연쇄적으로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상반기 입법 불발 무게 실려
24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3월 31일과 다음 달 예정된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안건에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안을 포함하지 않았다. 정무위 여당 간사인 강준현 의원은 상정과 논의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밝혔고, 디지털자산 TF 회의와 당정협의 일정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애초 정부·여당은 3월 5일 당정협의회를 열어 최종안을 조율할 계획이었지만, 중동 전쟁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회의가 연기됐다. 이 흐름대로라면 상반기 처리보다 하반기 재논의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린다.
문제는 일정 하나가 아니라 정책 패키지 전체가 밀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리스크 관리 과제로 담아뒀다. 또 재정경제부와 금융당국은 하반기 과제로 국경 간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율과 외국환거래법 개정, 연내 디지털자산 현물 ETF 도입까지 제시해왔다.
선행 입법이 늦어질수록 뒤에 연결된 외환 규율과 투자상품 제도화도 함께 늦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지금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법안 내용의 쟁점 못지않게, 논의가 시작조차 안 되는 불확실성 자체다.
입법 공백이 길어질수록 원화 스테이블코인 주도권도 더 불안해질 수 있다. 금융위는 아직 스테이블코인 발행주체와 준비자산 관리 등 세부 규율은 확정된 바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제도 지연 속에 시장에선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용자 보호와 사업자 규율, 공시와 상장 기준을 포괄하는 기본법이 늦어질수록 투자자는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하고 사업자는 제도 방향을 가늠하지 못한 채 대기해야 한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단순 업권 법안이 아니라 시장 질서의 뼈대를 세우는 법으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