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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코비, ‘스테이블코인 지역화폐’로 제2 도약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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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지주사의 블록체인 피벗 전략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지연이 변수

인스코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반 지역화폐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며 사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결손금 118억원에 회계 의견거절까지 받은 기업이 왜 블록체인 시장에 올인하는지, 그 전략적 계산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인스코비는 2025년 6월 블록체인 기술기업 파라메타와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기존 종이 상품권이나 포인트 방식 지역화폐의 기술적·행정적 한계를 대체하고, 원화 가치에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디지털 예산 집행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서는 구조적 차별성에 있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지역화폐는 실시간 정산, 사용 내역 추적, 예산 누수 방지 등에서 기존 시스템 대비 우위를 갖는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연간 수백억원에 달하는 지역화폐 발행·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대안이 되는 셈이다.

인스코비는 같은 해 7월 전북 익산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실행력을 과시했다. 지자체와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지역화폐 관련 협약은 국내 최초 사례다. 양측은 2026년 12월 31일까지 블록체인 기반 지역사랑상품권 시스템 고도화, 소상공인 결제 시스템 개선, 지역 특색을 반영한 디지털 서비스 발굴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인스코비 관계자는 “단순한 지역화폐 시스템이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가 디지털 자산을 통해 재정을 통제하고 집행하는 차세대 거버넌스 인프라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회사 프리텔레콤을 통한 연계 전략도 눈에 띈다. 인스코비는 프리텔레콤이 보유한 60여만명의 국내 유료가입자를 기반으로 통신서비스와 결합한 스테이블코인 ‘ISDC’를 출시할 계획이다. 통신 요금 결제, 고객 리워드, 송금 등 실생활 밀착형 디지털 자산 모델을 구상 중이다. ‘ISDC’라는 이름으로 상표 출원도 마쳤다.

인스코비의 이 같은 행보는 정책 환경과 맞물려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1월 28일 디지털자산기본법 여당안 조율을 완료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었던 지역화폐 활성화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관련 사업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국정기획위원회가 행정안전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 지역화폐 활성화를 주문했고, 추가경정예산안에는 지역화폐 관련 예산 6000억원이 반영됐다. 인스코비가 이 시장에 선제적으로 뛰어든 배경이다.

그러나 이 전략에는 상당한 리스크가 뒤따른다.

인스코비는 2025년 8월 반기보고서에서 삼도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통보받았다. 회계법인은 반기순손실 25억9070만원, 결손금 118억8240만원을 지적하며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혔다. 자회사 셀루메드에 대한 관계기업투자주식 145억6600만원의 회수가능성도 검증되지 않았다.

기술력 확보 측면에서도 물음표가 붙는다. 인스코비의 익산시 블록체인 결제 인프라 개발은 사실상 파라메타가 담당하고 있다. 파라메타가 블록체인 결제 시스템, 가상자산 지갑, 커스터디 등 핵심 기술을 만들고 있는 구조다.

핀테크 관련 지역화폐 사업 경험이 없고 자체 기술력이 부족한 인스코비는 향후 정부 사업 입찰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익산시 지역화폐 ‘다이로움’을 운영하는 비즈플레이는 핀테크 기업 웹케시의 자회사로, 지역화폐와 핀테크 분야에서 풍부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익산시의 새 사업자 공개 입찰은 2026년 말에나 진행된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입법 일정 역시 변수다. 여당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핀테크·블록체인·플랫폼에도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한국은행은 은행 지분 51% 이상의 컨소시엄 구조를 고수하고 있다. 6월 3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법안 심의가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인스코비의 스테이블코인 전략은 정책 수혜와 재무 리스크 사이의 줄타기다. 알뜰폰 자회사 프리텔레콤의 안정적 매출(608억원, 2024년 기준)이 버팀목이 되고 있지만, 본업 경쟁력만으로는 기업가치 재평가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블록체인 지역화폐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확보할 수 있을지, 아니면 기술력과 재무 건전성의 벽에 부딪힐지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최종 윤곽과 함께 판가름 날 전망이다.

리드경제/유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