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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스테이블코인 등장] 케이뱅크 ‘발행’ 토스 ‘생태계’…시장 선점 노리는 인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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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51% 룰’ 변수…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초읽기

케이뱅크, 발행 컨소시엄 주도 전략

토스, 플랫폼 기반 유통·금융 생태계 구축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제도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를 규정하는 ‘50+1%룰’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플랫폼 기업과 금융권의 대응도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본지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정책 변수와 각 산업 및 기업의 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오피니언뉴스=강혜린 기자]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이 중동전쟁 여파의 증시 불안으로 지연될 전망이다. 정부·여당 단일안 확정이 이번 주 당정협의 부재로 늦어지며 3월 국정과제 완수에도 차질이 생기면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주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으며, 당초 5일 예정 회의는 연기됐다. 다만 오는 18일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 주재 자본시장 간담회를 통해 자본시장 논의를 지속할 예정이다.

이러한 규제 불확실성 속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 시장 선점을 위한 사전 레이스를 가속화하고 있다. 케이뱅크가 발행 컨소시엄 주도를 선언한 가운데 토스뱅크는 유통·생태계 구축으로 차별화를 두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나 원화 등 법정화폐에 가치가 고정된 디지털자산으로, 글로벌 시장 규모는 이미 3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국내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시행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본격화될 예정이며, 컨소시엄 구성 시 은행 지분 51% 룰이 핵심이다. 이는 발행 법인에서 은행이 최소 50%+1주 지분을 보유하도록 하는 구조를 말한다.

인터넷은행은 실명확인 계좌 체계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디지털 핵심 연결 통로) 기반 금융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명계좌는 이용자 신원을 확인한 뒤 금융거래를 허용하는 구조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과정에서 필수적인 규제 요건으로 꼽힌다. 또한 API를 활용하면 외부 플랫폼과 서비스 연동이 쉬워 디지털자산 서비스 확장에 유리하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는 지난해부터 각각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해 왔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그룹 차원의 전략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반면,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기 다른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케이뱅크, 발행 중심 디지털 금융 인프라 구상

케이뱅크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단순한 유통 참여를 넘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단계부터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시장 선점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체 스테이블코인 브랜드인 ‘K-STABLE’ 등 관련 상표권을 출원하고, 디지털자산 관련 전담 조직을 중심으로 제도 변화와 사업 모델을 검토해 왔다.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에 편입될 경우 결제·송금·지갑 서비스까지 확장하는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지난달 5일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에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케이뱅크는 가장 큰 수혜를 실현할 은행”이라며 “우선 법제화가 마무리되면 은행 컨소시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강점으로는 BC카드와의 제휴를 통해 확보한 결제 인프라가 거론된다. BC카드는 국내 카드 결제망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결제 시스템과 연계할 경우 온·오프라인 결제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케이뱅크가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금융 인프라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상용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기업금융 확대 전략과 결합할 경우 기업 간 거래(B2B) 결제나 무역 결제 등 새로운 활용 영역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해외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국경 간 송금 기술 검증에도 참여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태국 카시콘뱅크(KASIKORNBANK), 비피엠지(BPMG), 오빅스테크놀로지(Orbix)와 ‘해외송금 및 결제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태국 카시콘뱅크 등 현지 금융기관과 협력해 블록체인 기반 국경 간 송금·결제 시스템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은 기존 국제송금 시스템 대비 절차를 단순화하고 송금 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향후 전략은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된 자본을 활용해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디지털자산 관련 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기술 역량 내재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외 규제 환경에 대응하면서 스테이블코인 기반 금융 서비스 모델을 구축하고, 차세대 디지털 금융 인프라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케이뱅크 전략은 발행 중심으로 보인다.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결제 수단이 아니라 결제·송금·기업금융을 연결하는 새로운 금융 인프라로 활용하려는 접근이다.

토스뱅크, ‘화폐 3.0’ 플랫폼 생태계 시대 연다

토스뱅크 역시 토스 그룹 차원에서 스테이블코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토스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디지털 자산이 아니라 ‘화폐 3.0’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보고 있다. 토스는 지난 12일 서울 섬유센터에서 열린 ‘2026 블록체인 밋업 컨퍼런스’를 통해 ‘화폐 3.0, 토스가 여는 다음 시대’를 발표했다.

스테이블코인과 프로그래머블 머니(Programmable Money)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금융 생태계 구상을 공개하며 플랫폼 중심 전략을 강조했다. 기존 실물 화폐와 전자 화폐를 넘어 블록체인 기반 화폐 시스템으로 금융 구조 자체가 전환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토스 전략의 핵심은 플랫폼 기반 확장성이다. 약 3000만 명에 달하는 사용자 기반을 활용해 별도의 지갑 생성 없이도 스테이블코인을 일상 금융 서비스에 자연스럽게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토스 앱 안에서 결제·송금·투자 서비스가 결합되는 구조를 통해 디지털 화폐의 대중화를 빠르게 끌어낸다는 것이다.

특히 토스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위에 ‘프로그래머블 머니’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돈 자체에 조건과 로직을 내장해 금융 거래를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서창훈 신사업담당 상무는 “돈 자체에 로직이 내장돼 사람이 일일이 판단하지 않아도 돈이 스스로 사고하고 움직이는 구조가 될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에는 모든 사용자가 토스를 통해 ‘자비스’와 같은 인공지능(AI) 비서를 보유하게 되고,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기반으로 결제·송금·환전은 물론 목표 가격 도달 시 자동 매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대출 상환 최적화 등 금융 전반의 의사결정과 집행을 AI가 자동화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토스는 계열 금융사를 기반으로 한 풀스택 금융 구조를 활용할 계획이다. 자회사 금융 라이선스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결제·대출·투자 서비스에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토스는 이미 관련 기술 검증도 진행했다. 최근 내부적으로 진행한 PoC(기술검증) 프로젝트에서는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모델과 스마트컨트랙트를 결합해 신용점수가 개선되면 대출 금리가 자동으로 인하되는 구조를 구현했다. 이는 프로그래머블 머니가 실제 금융 상품 구조에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결국 토스의 스테이블코인 전략은 발행 중심이 아니라 플랫폼 금융 인프라 구축에 가깝다. 스테이블코인을 토스 앱 생태계 안에서 활용 가능한 디지털 화폐로 확장하고, AI와 결합한 자동화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

발행 컨소시엄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케이뱅크와 달리, 토스뱅크는 플랫폼 기반 사용자 네트워크를 활용한 유통·서비스 생태계 구축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실제 사업 모델은 향후 입법 방향과 규제 세부 기준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도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디지털 금융 인프라와 사용자 기반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테이블코인 초기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 모델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실제 경쟁력은 결제망이나 플랫폼 생태계와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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