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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가상자산 규제 아직 초기 단계…산업 구조 반영한 제도 설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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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디지털자산) 규제 체계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산업 구조를 반영한 종합적인 법·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12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 빌딩에서 열린 ‘2026 블록체인 밋업 컨퍼런스(BCMC)‘에서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 산업 성장을 위한 법·제도 설계’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 변호사는 “현재 한국에서 디지털자산을 규율하는 핵심 법 체계로 특정금융정보법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을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금융정보법은 2021년 개정을 통해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제와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도입하면서 디지털자산이 처음으로 국내 법 체계 안에 편입된 법이다. 이후 2022년 테라·루나 사태와 FTX 파산을 계기로 시장 규율 필요성이 커지면서 2024년 7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시행됐다.

그는 “특정금융정보법은 사업자 신고제와 AML 의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비교적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다”며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역시 약 20개 조문으로 구성돼 이용자 자산 분리 보관과 불공정 거래 금지 규정 등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제도는 시장 전반을 포괄하기에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김 변호사는 “시장 진입부터 영업 과정, 퇴출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건전성 규제, 지배구조 규율, 보안 관련 제도 등은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현재 논의 중인 거래소 소유 규제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문제에 대해서는 “업계와 금융당국, 국회 간 이견이 있어 아직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관련 논의가 마무리되더라도 실제 법안 통과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시행은 유예기간을 고려하면 2028년 전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아래는 김 변호사의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입니다.

국내 디지털자산 규제 체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재 어떤 법들이 가상자산을 규율하고 있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디지털자산을 규율하는 법은 크게 두 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특정금융정보법이고, 다른 하나는 2024년 7월부터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입니다.

특정금융정보법은 가상자산 규제의 초기 단계에서 도입된 법입니다. 2021년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규정한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을 통해 가상자산 제도가 처음 법체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이후 2022년 테라·루나 사태와 FTX 파산 사태 등을 겪으면서 가상자산 시장을 보다 체계적으로 규율할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그 결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마련되었습니다.

특정금융정보법의 내용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이 법은 크게 두 가지를 규율하고 있는데, 하나는 가상자산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신고를 해야 한다는 사업자 신고제이고, 다른 하나는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금융기관과 동일한 수준의 AML 의무를 부과한다는 점입니다.

2024년 7월부터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역시 구조는 비교적 간단한 편입니다. 이 법의 조문 수는 약 20개 수준이며, 주요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이용자의 자산과 사업자의 자산을 분리하여 보관하도록 하는 이용자 자산 보호 규정이고, 다른 하나는 시장에서 불공정거래를 금지하여 시장 질서를 유지하는 규정입니다.

이와 같은 구조를 보면 현재 우리나라의 디지털자산 규제는 비교적 단순한 형태에 머물러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장 진입부터 영업 과정, 그리고 퇴출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건전성 규제나 지배구조 규율, 보안 관련 제도 등은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와 관련해 해외 주요 국가들의 제도 설계 방식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법을 설계할 때 주로 참고하는 관할권은 미국과 유럽연합을 비롯해 영국,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입니다.

해외의 경우 디지털자산 규제 논의는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는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지급결제 수단에 대한 규제이고, 다른 하나는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일반적인 디지털자산 시장을 어떻게 규율할 것인지에 대한 시장 구조 규제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스테이블코인을 별도의 법안으로 규율하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동시에 디지털자산 시장 구조에 관한 포괄적 규제 역시 논의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MiCA라는 단일 법안 안에서 디지털자산 전반을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현재 디지털자산을 지급결제 서비스 법체계 안에서 규율하고 있으며, 별도의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준비 중인 상황입니다. 홍콩 역시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이미 마련한 상태이며, 더 큰 디지털자산 관련 법 체계는 계속 논의 중입니다.

일본의 경우 초기에는 비트코인을 지급결제 수단으로 보고 지급결제 법제 안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는 가격 변동성이 크고 투자자산 성격이 강하다는 판단이 제기되면서, 최근에는 금융상품거래법 체계로 편입하는 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해외 사례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제도 설계 방식입니다. 많은 국가들은 법을 바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먼저 산업 전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백악관 산하 디지털자산 워킹그룹이 디지털 금융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디지털자산 생태계의 구조, 시장 참여자, 금융기관과 디지털자산의 관계, 스테이블코인과 지급결제 문제, AML 의무, 과세 문제 등 다양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단순히 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먼저 산업의 구조와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현재 위치와 향후 목표를 설명한 뒤 필요한 제도 개선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보고서에서는 기술 표준과 보안 문제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국제 기술 표준이 마련되어야 시스템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고, 동시에 자국 산업의 이해관계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중심으로 한 제도 설계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국회에는 여러 개의 관련 법안이 발의되어 있으며,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지급수단을 별도로 규율하는 법안입니다. 둘째는 디지털자산 시장 전체를 규율하는 기본법 형태의 법안입니다. 셋째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을 보완하기 위한 개정안입니다.

이 가운데 특히 중요한 쟁점 중 하나는 라이선스 체계입니다. 라이선스 유형은 디지털자산 사업자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자산 운용, 지급결제 서비스, 자문 서비스 등 사업 영역의 범위가 모두 이 구조에 의해 결정됩니다.

또 다른 중요한 쟁점은 스테이블코인 규제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발행 인가 체계, 준비자산 구성 방식, 준비자산 운용 방식 등이 주요 규제 대상이 됩니다.

공시 제도 역시 중요한 논의 대상입니다. 국내에서 발행되는 디지털자산의 경우 발행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 발행된 디지털자산이 국내 시장에 유통될 경우 누가 공시 의무를 부담할 것인지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거래소의 상장 심사 문제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국가가 직접 어떤 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방식은 산업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며, 사실상 국가 인증과 유사한 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법안에서는 상장 심사는 거래소가 수행하고 감독기관은 사후적으로 기준 준수 여부를 검사하는 구조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한편 금융당국이 특히 중요하게 보고 있는 쟁점들도 있습니다. 첫 번째는 스테이블코인을 누가 발행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현재 논의되는 방향 중 하나는 은행이 과반 지분을 보유한 컨소시엄을 통해 발행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두 번째는 감독 체계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통화와 외환, 자본 이동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뿐 아니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역시 일정한 역할을 가져야 한다는 논의가 있습니다.

세 번째는 디지털자산 거래소의 지배구조 문제입니다. 현재 거래소 이용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거래소가 일종의 금융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유 구조에 대한 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쟁점은 해킹 발생 시 책임 문제입니다. 현재 논의되는 방안 중에는 해킹이 발생할 경우 사업자에게 무과실 책임을 부과하고,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방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만 보안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술적 현실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해킹은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피해 규모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규제 샌드박스의 활용도 역시 중요한 과제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규제 샌드박스는 실제 혁신 서비스 실험 공간으로 활용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으며,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가 실제로 테스트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결국 디지털자산 산업의 성장과 규제 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단순한 규제 도입을 넘어 산업 구조와 기술 환경을 함께 고려한 종합적인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끝으로 한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법안은 크게 두 가지 쟁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거래소 소유 규제이고, 다른 하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 두 사안에 대해 업계, 금융당국, 그리고 국회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어서 아직 금융당국 법안이 국회로 넘어가지 못한 상황입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지면 빠르면 3~4월쯤에는 법안이 국회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얼마 전 금융위원회에서 해당 법안을 논의했는데, 보통 이런 경우는 법안 준비가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을 때 위원회에 올라오기 때문에 일정 부분 준비는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생각으로는 아무리 빨라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정도가 될 가능성이 있고, 실제 시행까지는 유예기간도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2028년쯤은 돼야 본격 시행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