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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은행 주도 스테이블코인 발행, 은행에 독점권”···혁신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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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디지털자산 이용자 1077만명
“은행 주도의 글로벌 사례 전무해”
디지털자산 기본법 2단계 입법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디지털 자산 산업에서 은행의 역할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제기됐다.
가상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제한(15~20%)해 지분이 은행 등 전통 금융권으로 넘어갈 경우 혁신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명구 국민의힘 국회의원(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자산산업 특별 세미나’에서 “현재 우리 디지털자산산업은 매우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며 “대한민국이 디지털 금융 강국으로 도약할 것인가, 아니면 규제에 갇혀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것인가를 결정짓는 중대한 갈림길”이라고 전했다.
한국 디지털자산 시장은 2025년 상반기 기준으로 거래 가능 이용자가 1077만명, 시가총액 95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 역시 2030년까지 연평균 30% 이상 고성장이 예상된다.
강 의원은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안 핵심 쟁점 중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대주주 지분 제한(15~20%)’ 방안은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조치”라며 “급변하는 시장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막는 전례 없는 규제로, 민간 기업의 사유재산권 침해와 위헌 소지 뿐 아니라 생산적 금융 기조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전성민 가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의 강제 매각 물량을 놓고 인수 주체별 구조적 리스크를 나눠 설명했다. 먼저 해외 거대 거래소가 지분을 가져가면 핵심 인프라 기술이 종속돼 국내 법인이 그저 마케팅 하청 기지에 불과해질 위험이 있다고 봤다.
은행이나 증권사 등 전통 금융권이 거래소 지분을 가져가면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통 금융권이 자사 예금 상품과 경쟁하는 디지털 자산을 견제해 혁신이 저해된다는 것이다.
류혁선 카이스트 교수는 “디지털 자산 시장은 본질적으로 국경을 초월한 완전 경쟁 시장에 가깝다”며 “인위적 지분 제한은 글로벌 규제 정합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서학 코인 개미’ 현상을 가속화하고 예기치 않은 국가적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은행 주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해 학계는 ‘글로벌 사례가 전무하며,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먼저 글로벌 결제 표준 전쟁에서 낙오되고 해외 스테이블코인에 종속될 우려가 있다는 공감대가 이번 세미나에서 형성됐다.
디지털 금융 인프라 자체가 달러 중심으로 시장이 성숙하는 상황에서, 네트워크 효과가 큰 산업 특성 상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아니라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종속될 경우 통화 주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026년 기준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약 3000억달러인데 이 가운데 85%가 달러 연동 모델이다.
류 교수는 “달러 중심의 디지털 금융 인프라 구조가 고착되면 ▲결제 정산 통화의 선택권 약화 ▲온체인 기반 서비스에서 원화의 네트워크 효과 제한 ▲규제 밖 해외 스테이블코인 의존도 상승 등 3가지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은행이 지분을 51% 이상 보유한 컨소시엄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야 한다’는 룰은 발행 주체의 신분에 초점을 맞춘 폐쇄적 지배구조를 고수해 혁신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자본건전성을 우선시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 교수는 “한국은행은 뱅크런 차단을 위해 은행 주도 발행을 강조하나, 은행 중심 지배구조가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는 게 아니다”라며 “리스크가 전통 금융권으로 전이되는 데다, 은행에 디지털 자산 독점권을 주는 효과가 있어 ‘은행이 과연 혁신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한 근본적 질문에 도달하게 된다”고 전했다.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을 대체할 경우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에 혁신을 억제할 우려도 나타냈다.
조영기 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은 “은행을 믿을 수 없어 나온게 비트코인이고, 매년 시중은행에서 수백억대 횡령 사고 등 전통 금융의 내부통제 문제는 동일하다”며 “스테이블코인 안전성은 발행인의 신분이라기보다 신뢰의 문제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1대1 예치 증명만 충분하다면 기술기업도 충분히 신뢰 가능하다. 오히려 기술기업의 낮은 수수료로 원화스테이블코인이 중동이나 동남아로 뻗어나간다면 진정한 디지털 주권 확보다”라고 주장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은행이 고금리 이자장사에 스테이블코인 수수료 독점까지 주면 어떤 괴물이 되겠느냐”며 “현실적으로 이번 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이 드는데, 이때 어떤 현실이 닥칠 것인가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김은혜·최보윤·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이 ‘디지털자산 산업 발전 방향 특별세미나’를 공동 주최했다.
임병화 성균관대 교수·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김상훈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위 위원장·김도현 국민대 교수·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강형구 한양대 교수·정점식·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류혁선 카이스트 교수·김효봉 태평양 변호사·정성훈 한국재무관리학회장·전성민 가천대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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