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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달 넘긴 디지털자산기본법…거래소 지분 제한 ‘절충안’ 난항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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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한 금융당국 입장…이름뿐인 ‘절충안’ 우려도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인 ‘디지털자산기본법’ 발의가 결국 달을 넘겼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2월 말까지 발의하겠다는 목표였지만,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와 정부 간 이견으로 결국 예정보다 미뤄졌다.
디지털자산기본법 핵심 쟁점은 가상자산거래소 최대주주 지분율 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 은행 51%(50%+1주) 룰이다. 민주당 디지털자산 TF는 ‘절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지만, 금융당국과 여당 수뇌부의 입장이 확고한 만큼 이견을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TF 안에는 미포함…회의 끝난 후 “절충안 내놓을 것”
민주당 디지털자산TF는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17명의 민간 자문위원들과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최종적으로 발의하기 전 이날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서다. 자문위원들은 디지털자산TF 안을 바탕으로 검토한 후 수정 의견 등을 전달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디지털자산TF 안에는 ▲거래소 최대주주 지분 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 은행 51%(50%+1주) 룰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회의에서는 두 사안이 언급됐으며 대부분의 자문위원들이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자산TF는 자문위원들의 의견 등을 받아들여 최종안을 내놓기까지 최소 일주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빨라야 3월 초에나 디지털자산TF 최종안이 나오는 셈이다. 당초 설 연휴를 마치고 최종안을 내놓겠다는 계획과 비교하면 약 보름 가까이 미뤄졌다.
당초 디지털자산TF는 두 쟁점에 대해 포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를 마치고서는 정부 안을 일부 수용하는 ‘절충안’을 내놓겠다며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TF 간사를 맡은 안도걸 의원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에 따른 차등 규제 등 여러가지 대안이 제시됐다.
이정문 TF장은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TF 회의에서는 처음 논의할 때 사실 (두 쟁점을)반영하지 않았지만, 이 주장을 관철하는 것이 입법전략상으로 맞느냐에 따른 고민이 있었다”면서 “금융위원회와 계속 각을 세운다고 입법이 되는 건 아니지 않느냐. 그런 내용을 고민하면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안도걸 의원은 “(자문위원 일부가)대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준 만큼, 금융당국과 업계가 상호 협의할 수 있는 절충안을 내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안도걸 의원은 전날 “정부 입장이 확고한 건 분명하지만, 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융통성이 있다고 보인다”면서 “업계의 의견을 듣고 (정부)취지를 관철시킬 수 있되, 방법을 유연하게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부안 그대로? 이름뿐인 절충안 될 수도
디지털자산TF가 절충안을 언급하면서 가상자산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거래소 지분 제한’과 관련한 금융당국의 입장이 확고한 만큼 사실상 정부 안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여당 정책위원회 또한 디지털자산 TF보다는 정부안에 더 손을 들어주고 있다.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난 한정애 정책위원장 또한 “정책위는 정부안을 가지고 논의했고, TF는 별도로 진행해 왔지 않나. 이게 조율될 필요가 있다”면서 “쟁점 사안은 (들어가지 않으면) 제가 따로 발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거래소 대표들과의 만남에서도 금융당국은 확고한 입장을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소들도 사업 연속성, 경영권 등을 말했지만, 당국 측은 강경하게 (정부 측)입장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결국 디지털자산TF의 절충안은 금융당국의 주장을 바탕으로 한 발 물러서는 방식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주주 지분 제한의 수준이나, 시장 점유율에 따른 차등 규제 등이다. TF 측은 구체적인 절충안 내용에 대해서는 “패를 공개하지 않겠다”면서 밝히지 않았다.
어렵게 절충안을 만들더라도 자칫 가상자산업계도, 정부도 만족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안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에 따라 차등적으로 규제한다는 것도 한계가 있다. 점유율이 높아지면 지분을 팔고 떨어지면 지분을 매입하기라도 할 것이냐”면서 “중소 거래소는 지분 매각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현실을 외면한 일”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대주주 지분 규제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자산TF 자문위원인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전날 여의도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거래소는 이미 형성된 시장이 존재한다”면서 소급입법에 따른 재산권 침해 여지가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김효봉 변호사는 “(시장의 수요가 부족한)중소 거래소는 지분을 매각하지 못해 라이선스를 매각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편지수 기자 pjs@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