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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에서 찍어낸 60조”…’빗썸 사태’가 불러온 거래소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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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에서 발생한 60조원대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가 업계 신뢰를 흔들고 있다. 중앙화 거래소(CEX)의 장부 거래 방식과 내부통제 체계 전반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발행·유통·공시·상장 등 가상자산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국면에서 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규제 강화라는 불똥이 업계 전체로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6일 이벤트 당첨자 249명에게 총 62만원을 주려다 ‘원’ 단위를 ‘비트코인(BTC)‘으로 잘못 입력해 62만개의 비트코인을 지급했다. 비트코인 가격을 개당 1억원으로 환산하면 62조원 규모가 한꺼번에 나간 셈이다.
이는 빗썸이 실제 보유한 비트코인(약 4만6000개)의 13배가 넘는 규모다. 장부상 내부 유통량은 순식간에 66만개 이상으로 불어났고, 전 세계 비트코인 총발행량의 약 3%가 거래소 안에서 ‘유통’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문제는 단순한 숫자 입력 오류에 그치지 않았다. 내부 장부(DB) 기반으로 운영되는 중앙화 거래소 구조에서 잘못 입력된 수량이 출금 가능 잔고로 반영되면서 일부 이용자가 실제 매도에 나선 사례가 발생했다.
이번 사태는 중앙화 거래소(CEX) 특유의 내부 장부 시스템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사고로 평가된다. CEX는 빗썸이나 업비트처럼 거래소가 이용자의 가상자산을 대신 보관하며 매매를 중개하는 구조로, 실제 거래 체결과 잔고 관리는 블록체인이 아닌 거래소 내부 전산 장부를 통해 이뤄진다. 거래 속도가 빠르고 사용 환경이 익숙해 국내 투자자 상당수가 CEX를 이용하고 있다.
반면 탈중앙화 거래소(DEX)는 거래소가 이용자의 자산을 예치받아 보관하지 않고, 개인 지갑과 스마트 계약을 통해 이용자가 직접 자산을 관리하며 거래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업계는 중앙화 거래소의 장부 거래 구조 자체를 문제로 보는 시각에 대해 선을 긋는다. 은행과 증권사, 글로벌 대형 거래소들도 동일한 방식을 사용하는 만큼, 쟁점은 구조가 아니라 운영 방식과 내부 통제의 정교함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부 거래 자체가 원인이라기보다는 기술적·운영상 허점과 미흡한 내부 통제가 사고로 이어진 것”이라며 “레거시 금융권이나 바이낸스 같은 대형 거래소도 같은 구조를 쓰고 있어 이를 문제 삼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인 시스템이라면 실제 보유 자산을 초과하는 수량이 입력되지 않도록 설계돼 있어야 한다”며 “빗썸의 경우 보유 자산보다 많은 수량이 시스템에 그대로 입력·처리됐다는 점에서 솔직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반면, 국내 1위 거래소인 업비트는 2017년부터 존재하지 않는 가상자산의 지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이중 안전장치를 마련해왔다. 시스템상 실제로 보관 중인 가상자산만 지급되도록 설계돼 있으며, 자동 모니터링을 통해 서비스 내 수량과 블록체인상 수량이 실시간으로 일치하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빗썸 사태 이후 가상자산 업계는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특히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권으로 강화하거나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을 제한하는 등 정부와 전통 금융권이 밀어붙이는 현안들이 적지 않아 업계의 긴장감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