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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커지는 스테이블코인 주도권 경쟁···금융권, 이합집산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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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영선 기자] 최근 금융권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주도권 경쟁을 위해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타 업권과 손잡는 것은 물론이고 전통의 라이벌과의 동맹도 모색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토스, 삼성카드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공동 발행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검토 중이다. 결제 인프라와 사용자 기반, 기술 역량을 결합해 초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축에서는 신한금융, 하나금융, 삼성 등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을 위한 협력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사 최고경영진 차원에서 공감대가 형성됐으며, 법제화 이후 컨소시엄 구성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금융지주들은 사전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 대응 조직을 전략 부문 차원으로 정비하면서, 실사용 환경 검증을 위한 실증 작업도 병행 중이다.

신한금융의 경우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땡겨요’를 활용해 스테이블코인 결제·정산 구조를 시험했다. 법제화 이후 빠른 사업 전개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KB금융 역시 그룹 차원의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미래전략부문을 신설해 디지털과 데이터, 디지털자산 전략 기능을 통합했다. 지주와 주요 계열사가 참여하는 디지털자산 대응 협의체를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논의도 정례화됐다. KB국민카드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연계 기술 특허를 출원하는 등 실사용을 위한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은 가장 먼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금융은 최근 BNK금융지주, iM금융지주, SC제일은행, OK저축은행 등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을 구성한 바 있다. 법제화 이후 공동 출자를 통해 발행 구조를 구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유통망 확대와 실사용 환경 구축까지 염두에 둔 생태계 설계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실생활 연계를 위한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제휴를 통해 다양한 사용처를 확보해 코인 유통망을 완성해야 할 것”이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사용·환류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디지털자산 전반에 대한 준비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전략 조직을 확대 개편하는 한편,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 기술 실증(PoC)에도 참여했다.

이처럼 금융권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유는 정책 당국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으로 설계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어서다. 은행이 발행 주체로 참여해야 고객확인과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기존 금융 규제 틀 안에서 관리할 수 있고, 대규모 자금 이동에 대한 통제력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6일 홍콩에서 개최된 ‘제19차 아시아금융포럼’에서 “은행의 참여 없이는 고객확인이나 자금세탁방지 요건이 적절히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되 은행 주도 기관부터 시작하는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간 지속해왔던 ‘은행 중심 발언’을 고수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은행 단독 발행으로는 이용 확산까지 이어지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은행 애플리케이션은 보안과 내부통제 중심 구조로 설계돼 있어 결제 속도가 중요한 블록체인 기반에선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은행과 비은행이 기능을 분담하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은행은 발행과 준비자산 운용, 실시간 상환 관리, 규제 대응과 정산 안정성을 맡고, 비은행은 결제 화면 설계와 지갑 연동, 가맹점 확장, 이용자 유입을 담당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 같은 협업 구조가 작동할 경우 신규 코인을 별도 서비스로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결제·송금 서비스 안에 자연스럽게 결합시키는 전략이 가능해진다.

박태준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은 “관계당국도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대부분 은행이 발행, 카드사가 결제망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주계열 카드사들은 지주의 경영 전략과 맞물려 가고, 다른 기업 계열 카드사들도 사업을 도모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세부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이 과반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구조 △비은행의 의결권과 사업 범위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를 어떻게 규정할지 등에 따라 컨소시엄 구조와 수익 모델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까지도 한국은행·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 입장과 여당 입장이 엇갈리는 점도 변수다.

여당은 은행권 중심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반대하면서, 핀테크에도 이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은행권 중심(50%+1) 컨소시엄’을 축으로 발행을 허용하자고 주장해 사실상 금융 당국과 일맥상통하다. 그럼에도 과반 의석을 보유한 민주당의 결정에 따라 정책은 달라질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은행 중심으로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결국 점진적으로 비은행이나 비금융 그룹 계열까지 참여를 늘려갈텐데 이에 관한 세부안이 어떻게 전개될 지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며 “시장의 다양한 수요도 함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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