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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스테이블코인 ‘게임 룰’ 직접 쓴다… 4대 금융 첫 컨소시엄 가동
Preserved body
BNK·iM·SC제일 등과 손잡고 전국 유통망 구축… 두나무·비트고와 인프라 동맹도
함영주 회장 “주어진 틀의 참여자 아닌, 생태계 설계자가 돼야”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대의 문이 열리기 전, 하나금융그룹이 먼저 열쇠를 쥐고 나섰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을 구성한 데 이어, 유통·활용까지 아우르는 생태계 청사진을 그리며 주도권 경쟁의 선두에 나선 것이다. 단순히 ‘발행 자격’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넘어, 디지털자산 시장의 게임 규칙을 스스로 설계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지역 금융 동맹으로 ‘전국 유통망’ 선점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BNK금융지주, iM금융지주, SC제일은행, OK저축은행 등과 다자 계약을 체결하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대응을 위한 컨소시엄을 출범시켰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중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구성을 공식화한 것은 하나금융이 처음이다. 이들은 관련 법안이 마련되면 공동 출자를 통해 코인 발행을 위한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할 계획이다.
눈에 띄는 점은 컨소시엄 참여사의 면면이다. BNK금융은 부산, iM금융은 대구·경북, OK저축은행은 충청권에 핵심 거점을 두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전국적인 스테이블코인 유통망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라며 “현재 추가 참여를 검토 중인 금융사들도 있다”고 전했다. 지역화폐를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할 경우 거래 투명성을 높이고 발행·운영 비용을 줄이면서 소상공인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컨소시엄은 발행에 그치지 않고 스테이블코인이 실제로 쓰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여행·통신·보험·커머스·무역 등 다양한 산업군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제도화 이후 즉시 활용이 가능한 환경을 선제적으로 조성했다.
두나무·비트고와 ‘디지털자산 인프라’ 동맹
하나금융의 스테이블코인 전략은 발행 컨소시엄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자산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인프라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블록체인 기반 금융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프로세스 구축, 외국환 업무 신기술 도입, 하나머니 서비스 고도화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르면 올 1분기 중 하나은행 본점과 해외 법인·지점 간 송금에 블록체인 기술을 우선 적용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두나무가 현재 네이버파이낸셜과 합병 작업을 진행 중인 점도 주목된다. 합병이 완료되면 국내 최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의 연계 가능성이 열리면서 하나금융-두나무 협업의 시너지도 한층 커질 수 있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글로벌 가상자산 수탁사 비트고와 합작법인 ‘비트고코리아’를 설립하고 가상화폐 수탁업 인허가를 추진 중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부터 보관·유통·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인프라 구축에 나선 셈이다.
“시장의 설계자가 돼야”…법제화 앞두고 속도전
하나금융의 선제적 행보 배경에는 함영주 회장의 의지가 있다. 함 회장은 신년사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는 금융 패러다임 재편의 상징적인 변화”라고 규정하며 “주어진 틀 안의 참여자에 머무르지 말고, 발행부터 유통·사용·환류까지 완결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설계하는 시장의 설계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생활 연계를 위한 국내외 파트너십 확보, AI 기술 연계, 통화·외환 관련 정부 정책과의 공조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생태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올 1분기 중 스테이블코인 발행 근거를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안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현재 은행이 과반(50%+1주) 지분을 보유한 컨소시엄에 발행 자격을 우선 부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어, 하나금융 주도 컨소시엄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전례로 볼 때 2~3개 컨소시엄 정도만 발행 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은행권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지역 금융사와 선제적으로 동맹 관계를 맺고, 거래소·수탁사 등 인프라 기업과의 협력까지 확보하며 스테이블코인 시장 주도권 확보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라며 “단순 발행 경쟁을 넘어 생태계 전체를 설계하려는 전략이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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