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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테크 조직’ 중심으로 인사 재편…보안부터 스테이블코인까지
Preserved body
금융위 CISO 책임 강화…카드사 거버넌스 재정비
KB·신한, 테크 임원 격상·겸직으로 책임 강화
스테이블코인·AI 등 디지털 사업까지 한 축으로
[오피니언뉴스=강혜린 기자] 롯데카드 해킹 사태와 신한카드 가맹점주 정보유출 등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지면서 카드업계의 인사 지형이 달라지고 있다. 단순한 디지털 조직 확대를 넘어, 보안·데이터·신사업 리스크를 하나의 ‘테크 라인’에서 통합 관리하는 조직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또 카드업계가 수수료 인하 및 시장포화의 상황에서 업황이 힘든 만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및 인공지능(AI), 플랫폼 등 디지털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염두하고 테크 조직을 확장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연말 정기 인사에서 테크그룹을 부사장급 조직으로 격상했다. 신임 테크그룹장으로는 개인영업그룹을 이끌었던 배주식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탁했다. 또 신한카드는 테크 부문에 윤승원 상무를 신규 배치해 전문성을 높였다. 윤 상무는 테크부문장과 고객정보관리인을 겸직한다.
우리카드는 디지털·보안 임원라인을 재정비했다. 유태현 전무를 마케팅본부 겸 디지털본부로 이동 배치해, 마케팅과 디지털을 한 임원이 이끌도록 구조를 바꿨다.
잇단 개인정보 유출에…카드사 거버넌스, ‘테크 중심’으로 재편
지난 2025년은 잇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지면서 보안 리스크가 전면에 드러난 해였다. 지난해 9월에는 롯데카드의 온라인 결제 서버가 해킹당하면서 고객 개인정보 297만건이 유출됐고, 신한카드에서는 영업점 직원이 가맹점주 개인정보 19만2088건을 빼돌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SK텔레콤·KT 등 통신사와 쿠팡 등 쇼핑 플랫폼에서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까지 겹치며 업계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됐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디지털 금융보안 제도 개선과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권한·책임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자금융 관련 법·제도 전면 개편과 새로운 금융보안체계 도입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를 염두해 카드사들은 내부 거버넌스를 손보는 모양새다. 해킹 사고 이후 개인정보 처리와 유출 대응의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커지면서다.
KB국민카드는 테크그룹을 금융·글로벌사업그룹과 동급의 부사장급 조직으로 격상하고, 배주식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배 부사장은 신성장사업과 테크 조직을 두루 거치며 지급결제 시스템 고도화와 해외 특화 카드 사업을 이끈 인물이다. 이러한 조직구조 변화는 기술을 지원 부서가 아닌 경영 축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신한카드는 윤승원 상무를 테크그룹장 겸 고객정보관리인으로 선임했다. 보안·개인정보 거버넌스와 디지털 인프라를 단일 라인에 묶은 구조다. 마이데이터와 AI 신용평가 등 데이터 기반 사업 리스크까지 하나의 책임 체계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카드업계, ‘디지털 사업·스테이블코인’으로 미래 먹거리 찾는다
이번 카드사들의 인사 개편은 단순한 정보보호 강화 차원을 넘어, 업황 부진 속에서 스테이블코인 및 디지털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염두에 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원화 등 법정화폐나 국채 같은 실물 자산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가상자산이다. 비트코인처럼 가격이 크게 출렁이지 않도록 설계돼 결제·송금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가맹점 수수료와 해외 결제 마진에 의존해온 카드업계 입장에서는 카드사를 거치지 않고 결제·송금이 이뤄지는 스테이블코인의 상용화가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상황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올해 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카드사들은 스테이블코인 영역까지 염두하면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BC카드는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블록체인 인프라기업 ‘DSRV’ 등과 협업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C 등 외화 스테이블코인을 국내 가맹점에서 결제하는 실증 사업을 마쳤다. 기존 카드 승인·정산망에 디지털 선불카드 형태로 편입한 방식으로, 카드사가 스테이블코인 결제의 관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카드업계가 공동으로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태스크포스(TF)도 다시금 움직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이달 중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비하기 위한 2차 TF를 가동할 예정이다. 9개 신용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비씨·NH농협)가 모두 참여한다.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이미 디지털·테크 중심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플랫폼을 키우고 있다. 삼성카드는 삼성금융 통합 플랫폼인 모니모를, 현대카드는 디지털 현대카드를 내새우며 AI 플랫폼 유니버스를 키우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테크 조직이 지원 역할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사고 대응과 신사업 성과까지 함께 책임지는 위치가 됐다”며 “테크 조직 강화는 보안 대응 차원을 넘어 디지털 사업을 키우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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