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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금융의 판이 바뀐다] 한국형 스테이블코인, ‘정부 vs 민간’ 주도권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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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재인 기자
배포일
2026-01-04 08:19
수정일 2026-01-04 08:19
발행일 2026-01-05
3면
한은·정부, 통화 주권·금융 안정 앞세워 질서 구축
민간 기업, 혁신적 결제 수단 통해 시장 선점 속도
한국형 스테이블코인의 주도권 향방이 금융권의 새로운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중앙은행권·정부와 민간 진영은 각각 통화주권·금융 안전 및 혁신적 결제 수단 선도 등을 목적으로 주도권 경쟁에 나서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중심으로 한 공공 주도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은은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기관용 CBDC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화폐 실증을 진행 중이다. 민간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예금 토큰을 규제 가능한 형태의 스테이블코인으로 편입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최근 한은은 CBDC 실험을 내년에 재개·확장할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금융위도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내에서 규율 가능한 형태로 허용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자금세탁방지(AML)와 테러자금조달방지(CFT) 체계 구축, 발행 주체의 신뢰성, 준비자산의 투명성 등을 핵심 요건으로 인식하는 것은 한은과 공통된 부분이다. 무분별한 민간 발행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민간 진영에서는 제도화 이전부터 시장 선점을 노리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송금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결제 시장이 해외 스테이블코인에 잠식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선제 대응에 나서게 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사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사는 원화 기반 디지털자산 결제와 관련해 20건이 넘는 상표를 출원했다. 은행 협의체를 구성해 스테이블코인 및 예금 토큰 기반 결제 인프라 구축도 논의 중이다. 은행권은 예금 안정성과 금융 시스템, 고객 기반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토큰이 가장 안정적인 한국형 스테이블코인 모델이라는 입장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행보도 눈에 띈다. 카카오페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를 다수 출원하며, 간편결제 서비스와 연계한 디지털 결제 토큰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페이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를 통해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 경험을 축적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테스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들은 사용자 편의성과 플랫폼 확장성을 앞세워 기존 금융권과 차별화된 결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결제 인프라를 보유한 카드업계도 경쟁에 시동을 걸고 있다. 대표적으로 BC카드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관련 특허를 출원하며 가장 먼저 관련 행보에 나섰다. 전국 가맹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실사용 사례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스테이블코인 경쟁의 핵심을 오프라인 결제망을 중심으로 한 결제 인프라 선점에서 찾는 모습이다.
한국형 스테이블코인의 향방은 올해 디지털자산 기본법 통과와 컨소시엄 규칙 확정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이 통과되면 발행 주체 요건과 준비자산 규칙, 컨소시엄 운영 기준 등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공과 민간 영역에서 어떤 곳이 먼저 해야 하느냐 라는 관점에서 볼 수는 없는 것 같다”며 “다만 해외 사례를 보면 공공형보다는 민간 그리고 은행권이 아니더라도 비은행권에서 발행이 더 많기 때문에 민간 사업자들이 혁신 사업과 연계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염재인 기자 yji@viva100.com